증권업계 수수료 인하, 생색내기 수준 불과

"투자자 부담 축소 위해 세금 등 전체 비용 구조 개편해야"

입력 : 2011-10-31 오후 3:23:15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최근 증권업계가 금융당국의 압박과 여론에 밀려 잇따라 주식매매 수수료 인하안을 내놓고 있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미래에셋증권(037620)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주식 수수료를 0.0054%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수선물 거래 수수료를 0.00044%포인트, 지수옵션은 0.013%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이로써 이 증권사 HTS를 통한 주식거래시 1000만원당 매매수수료가 기존 2900원에서 236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대우증권(006800) 역시 주식수수료 0.004623%포인트, 선물 0.0003036%포인트, 옵션 0.012654%포인트를 각각 인하했다.
 
이 외에도 우리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현대증권(003450) 등 대형 증권사들 역시 증권유관기관의 주식 수수료 면제분 0.004623%, 선물0.0003036%, 옵션 0.012654%를 반영한 수준의 인하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증권유관기관의 수수료 면제분에 해당하는 금액 약 824억원이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증권업계의 자발적인 수수료 인하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유관기관이 다음달부터 올해 말까지 증권 유관기관에 부과하는 주식매매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최근 반(反)월가 시위 여파가 국내로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 유관기관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증권사들에 대한 수수료 면제 효과가 투자자에게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 입장과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수수료를 낮추는 한시적인 대책으로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하는 유관기관의 면제분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의무감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증권거래 수수료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에 대해서는 증권사들 간에 눈치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63개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받은 5년간 연평균 수수료는 5조2563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지만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어 곤혹스러운 처지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거래 수수료가 글로벌 기준으로는 낮은 수준이지만 수수료, 세금, 시장 충격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때 투자자 비용이 비싼 편"이라며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수료 뿐 아니라 전체적인 시장 구조를 같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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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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