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당국의 카드사 압박이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국의 규제로 카드대출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연체율이 상승하는가 하면, 수수료 인하 요구도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 카드사 대출 감소..2년 만에 처음
9일 금융감독원과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카드사들의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잔액은 6월말보다 줄었다.
삼성카드는 6월말 4조900억원이던 카드대출 잔액이 9월말 3조9600억원으로 1300억원 줄었고, 롯데카드도 같은 기간 카드대출 잔액이 2조32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200억원 줄었다. 현대카드도 6월말 3조100억원에서 9월말 2조9400억으로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카드대출 잔액은 6월말 6조1600억원에서 9월말 6조1900억원으로 3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요 카드사들의 올 3분기 카드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카드대출 감소는 2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 당국 압박·연체율↑·수수료↓..카드사 '3중고'
카드대출 감소 배경에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과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가계 스스로의 대출자산 축소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7월 신용카드업계의 외형확대경쟁을 막기 위해 카드대출 자산증가율 5%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마케팅비용, 카드발급수, 이용한도 증가율도 각각 12%, 3%, 5%로 제한키로 했다.
당국의 정책으로 1분기 만에 카드대출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자산 감소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연체율은 삼성카드가 2.70%로 2분기보다 0.20%포인트 상승했고, 신한카드는 1.89%에서 1.97%로, KB국민카드는 1.49%에 서 1.69%로 모두 상승했다.
카드사들은 내년부터는 수수료율 인하까지 더해져 '3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내년 1월부터는 시행되기 때문이다.
또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1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하는 조치도 내년 1월부터 이뤄진다.
게다가 오늘 30일에는 유흥주점과 학원, 안경점 등 60여개 자영업 종사자 500만여명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로 카드사를 압박할 예정이다.
일부에서 카드사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카드사 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7월에 카드사 관련 특별 대책을 발표했을 때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과 같은 변수가 없었던 만큼 12월에 발표할 예정인 카드사 종합대책에는 카드사들의 손익 분석 등으로 건전성을 고려해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