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농협중앙회장의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 최원병 회장(사진)의 연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격 요건에 대한 시비와 농협 전산 사고에 대한 책임론, 여기에 현 정권과의 관계까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 연임 가능성 높긴 한데..노조 '자격 없다'
이번 농협 회장 선거는 처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치러진다. 10일 오전 현재까지 등록한 후보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병원 나주 남평농협조합장, 최덕규 합천 가야농협조합장 등 총 6명이다. 후보 등록 마감후 기호 추첨 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 오는 18일 대의원 투표에 의해 회장이 결정된다.
농협 회장은 4년 임기 동안 230조원의 자산, 25개의 자회사를 거느리며 '농업 대통령'으로 불린다. 더구나 내년 3월 신용ㆍ경제 사업을 분리하게 되면 농협신용부문이 시중 5대 금융지주사가 되기 때문에 관심이 더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연임에 욕심을 내고 있는 최 회장은 후보 자격을 놓고 농협중앙회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 측은 "최 회장이 입후보하려면 상근직인 농협문화복지재단 이사장직을 선거 90일 전에 사퇴했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후보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또 관계법인인 농민신문사의 상임회장, 농협대학 이사장,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은 "후보 자격 여부는 내부 정관상 문제될 것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대의원 288명 중 절반 이상이 농협법 개정안 공로를 인정하며 최 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임 가능성 역시 높은 상황이다.
◇ 농협 전산사고에 MB와 동문
하지만 농협 내부와 외부에서 최 회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금융권 초유의 농협 전산망 마비 사고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농협 전산망 불안으로 많은 고객들이 입출금, 카드 사용에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해당 실무 임원이 사퇴하는 선에서 마무리됐고 농협 측은 "최 회장은 비상근회장으로 직접적 책임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북한이 농협 해킹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농협 측에 더 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측면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동지상고 동문이라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다음 선거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원활한 화음을 낼 수 있겠냐는 의문이다.
한편 농협 회장들은 지난 1988년 직선제 도입 후 모두 구속됐다. 직선제 첫 회장인 한호선 회장과 다음 회장인 원철희 회장은 공금유용으로, 3대 회장인 정대근 회장은 뇌물수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