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안철수의 침묵, "무책임" 비판 나오기 시작

정치참여 여부 결단 늦을수록 평가 낮아질 수도

입력 : 2011-11-14 오후 5:42:58
[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여야 모두 안철수 교수라는 변수를 염두에 두고 신당 창당이나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안 교수의 결단이 늦어질수록 그 가치 평가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의 평가는 냉정해지고 있다.
 
◇안철수 열풍은 무엇인가
 
일각에서는 개인적으로 성공한 안 교수의 스마트한 이력과 근면성, 도덕성등 이미지를 호감요소로 꼽고 있다.
 
특히 그가 참여하고 있는 '토크 콘서트'의 경우 정치에 무심했던 젋은층과의 소통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는 안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씨 등이 지난 5월부터 전국 25개 지역을 돌며 진행한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가 히트를 치면서부터 시작됐다.
 
무엇보다 젊은층 사이에 큰 이슈가 돼 불과 3~4개월 만에 5만여 명에 달하는 관객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유명인들이 무대에 나와 서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각본대로 꾸며지는 공연무대와 달리 관객과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SNS에서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던 말들을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눈 것이다.
 
그럼 토크 콘서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불통'이 아닌 '소통'을 화두로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토크 콘서트를 통한 현 사회에 대한 비판이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다르지 않다는 이유다.
 
더욱이 경제문제와 관련, 대기업 중심 기업생태계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안 교수의 구체적인 발언은 사람들이 원하는 시대정신과 부응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초 순천에서 열린 희망콘서트에서 안 교수는 "외국기업 환경이 생태계라면 우리나라 기업환경은 동물원"이라며 "외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구조인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특정 중소기업과 독점계약을 맺고 하청단가를 줄여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쌍방향 토크라는 수단을 통해 사회 문제나 불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그 안에서 현실적인 대안과 비전을 찾으려고 하는 시도가 적중한 것이다.
 
이처럼 사회 문제에 참여 의식이 높은 멘토들과 참여자들 간 온오프라인의 만남은 신뢰를 넘어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여진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토크 콘서트에 열광하는 주체는 바로 젊은층이다.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나 정치인들이 토크 콘서트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소통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면서도 "정치적인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젊은층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 원장 이제는 밝혀야 할 때..."
 
안 교수는 '희망공감 청춘 콘서트'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며 젋은층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했다.
 
실제 지금까지 토크 콘서트를 이끈 참여자 대부분이 평소 진보적인 성향을 띄었거나,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힌 인사들 혹은 정치인들이었다.
 
이런 점 등을 들어 토크 콘서트에 대한 순수성을 인식하면서도 정치적인 요소가 일부 반영돼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표도 분명히 있어 보인다.
 
안 교수는 기성정치권과는 단절된 젋은층과의 소통 중심에 서있고, 여야 정치권의 필승카드로 계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만큼 정치적 영향력 또한 확장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안 교수는 여전히 정치 참여 여부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본인의 의사와는 별도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중첩되고 있다.
 
정치권 원로인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안 원장이 정치를 한다, 안 한다, 대통령 나간다, 안 나간다는 등 태도가 확실치 않으니까 오히려 정국만 시끄럽다"며 "이제는 젊은 사람답게 떳떳하게 태도를 밝힐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언론의 경쟁보도 태도를 우려했다.
 
그는 "정치라는 것은 바람같이 인기가 난다고 바로 하는 것 아니다. 정치를 하려면 적어도 지역구에서 출마도 하고, 당선도 돼 보고, 떨어져 보기도 하고, 정치적 박해도 받아보는 등의 과정을 통해서 체험과 경륜을 쌓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안 원장이 우리나라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고 꿈을 주는 훌륭한 사람으로 본다"면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안 원장이 지금처럼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훌륭한 인재로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기존 정치에 대해 냉소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선 (안 교수가)정치적 행동을 가능한 한 하면 안 된다는 인식과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를 둘러싼 평가와 전망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지난 서울보선 이후 나름의 가능성을 보았으니 시기를 보고 있다'는 의견과, '더 나아가 이미 간접적으로 정치참여를 시사했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로선 모두 개인의 이야기 수준이다.
 
정작 정치적인 발언을 한 것도 없으니 그에 대한 비판도 해석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춘콘서트, 언론과의 인터뷰 등 그간의 행보는 정치를 시작할 근거를 마련하는 사전작업 아니겠느냐"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정치행보에 대한 밑그림은 사실상 그려진 것으로 봐도 틀리질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안 교수가 차세대융합기술원장직을 전격 사임한 것을 놓고 경기도의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책임공방을 벌인 것과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분명한 입장표명이 없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각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안 교수에 대한 러브콜이 강도가 강한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책임의식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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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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