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전국 100여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14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지상파방송사와 재송신 협상이 결렬되면 오는 24일부터 지상파 프로그램 송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SO는 그러면서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3사를 향해 대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에는 조속히 제도 개선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케이블SO는 이날 시청자를 상대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2년 넘게 이어져온 재송신 분쟁의 책임은 엄연히 지상파방송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케이블SO는 또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지만, 오는 23일까지 협상이 타결됐으면 한다고 해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
케이블SO가 이처럼 ‘실력행사’를 예고한 이유는 지상파방송사와 재송신 분쟁에서 수세에 몰렸기 때문이다.
양 사업자의 갈등은 지상파방송사가 케이블SO에 프로그램 저작권료를 요구하면서 촉발됐고,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끝에 1ㆍ2심 재판부는 지상파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에 더해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가처분 소송마저 지난달 재판부가 지상파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케이블SO는 지상파 프로그램 송출을 당장 중단하거나 하루 1억5000만원씩 벌금을 물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3일까지 양 사업자의 입장을 조율해 재송신과 관련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석 달 동안 협상은 큰 진전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SO와 지상파방송사의 힘겨루기가 결국 1500만 케이블방송 가입자의 프로그램 시청권을 위협하는 수순으로 번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