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 비준안 처리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비준안 처리의 새로운 분기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권은 강행 처리를 위한 사전 절차가 아니냐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어 여·야·청 간 원만한 대화가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14일 국회에서 면담을 갖고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문제 등에 입장을 조율했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빈손으로 오시면 빈손으로 가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오지 않는 것이 좋다"며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조항의 폐기 문제에 대한 대답을 갖고 와야 한다는 것이 당의 중요한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에서는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니까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의혹들이 있다"며 "행여라도 강행 처리를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임 실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그동안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 과정을 염두에 두고 이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통상절차법을 처리했고 '10+2'의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도 거의 모든 내용들을 성의를 갖고 합의했다"며 "그런 사항들이 이 문제를 진전시키는 데 전혀 고려되지 않아 참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계획을 놓고 여야 간 공방전도 계속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한미 FTA 처리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야당이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왜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이 대를 이어 FTA를 추진했는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며 "한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협정이라면 왜 미국 의회가 3년간 반대하다가 최근에야 반대의원을 설득해 철회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APEC에 참석해 '한미FTA가 결과적으로 통과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미국이 했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 외는 아무것도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아무 해결책 없이 국회를 찾아오는 것은 현 상황을 악화시킬 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