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안철수 교수가 15일 1500억 상당의 주식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정치권의 평가도 잇따랐다.
특히 안 교수는 "자신의 주식 사회 환원 발표는 오래 전의 결심을 실천한 것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눔의 메시지를 통한 정치 출사표 아니냐"는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 김형오 전 국회 의장은 이날 개인 트위터를 통해 "참 잘한 신선한 소식이며 노블레스 오블리주, 가진 자가 솔선수범해야 부자가 존경받는 사회가 된다"며 "안철수 칭찬이 정치적으로 해석 안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길 전 장관은 성명에서 "안 교수는 50%의 지지율을 가지고도 5%의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는 '통큰양보'를 했고, 이번에는 '통큰 기부'로 또다시 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안 원장은 앞으로 본인이 정치를 하든 안 하든 이미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성명에서 "'오랫동안 품어 왔던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 뿐'이라며 겸손해 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본다"며 "향후 사회양극화와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제도개선을 위해 정치권과 정부는 앞장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출연,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의 대립 구도에 빠지면 신인 세력들도 기성 정치권의 진흙탕에 빠지게 된다"며 "안 원장에게 국민적 주문이 있다면 단순히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낡은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 무엇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현재 잇따른 야권의 통합정당 합류 요청과 제3정당 창당론에 대해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안 교수의 재산 환원 발표가 사실상 정치권 진출의 신호탄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행보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교수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메시지와 발언 어디에도 정치라는 단어는 없었다"며 "하지만 사회 불평등 고착화와 양극화에 대한 고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 교육 문제 등을 언급한 것은 본인 특유의 간접 정치 행보를 한 것으로 봐도 해석의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안 교수가 정치를 한다고 볼 수 있는 결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안 교수는 어떤 형태로든 정치 참여 여부를 결단해야 할 상황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