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결책 없나)②실효성 있는 육아정책 절실

스웨덴은 아버지 휴가, 독일은 부모시간 제도 운영

입력 : 2011-11-16 오후 1:18:15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저출산ㆍ고령화 시대를 맞아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한때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던 고소득 전문직종으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하지만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에 들어서면 출산ㆍ육아로 인해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높은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여성들이 안심하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회에 걸쳐 30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추월했으며 외무고시 합격자의 절반 이상, 행정고시 합격자의 절반, 사법시험 합격자의 40% 이상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과 육아로 인해 불리한 조치를 감수해야하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성장비전을 갖고 동기부여를 하기는 쉽지 않다.
 
가장 생산성을 발휘할 시기의 경력 단절이 해당 기간을 넘어서 전체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쉽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스웨덴의 아버지휴가나 독일의 부모시간 제도처럼 실효성 있는 육아정책 뒷받침이 절실한 상황이다.
 
◇ 경력 단절..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저조
 
우리나라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0년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53.9%로 OECD 국가 평균 61.3%를 하회한다. ▲ 미국 69% ▲ 영국 70.2% ▲ 덴마크 77.3% ▲ 호주 70.1%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 중 67.4%(706만5000명)가 가사·육아 때문에 경제활동을 포기했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산전후 휴가자수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 비례관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즉, 산전후 휴가를 많이 썼다는 것은 모성보호가 잘되고 있다는 이야기로 그만큼 경제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3개월짜리 산전후 휴가와 달리 1년짜리 육아휴직은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육아와 보육 시기의 30대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것이 이를 보여준다.
 
◇ 낙후된 육아정책..지출 확대 절실
 
육아휴직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보육지원 정책도 턱없이 미흡한 실정이다.
 
2010년 우리나라 보육지원 예산은 GDP 대비 0.5%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방과 후 자녀를 공립 보육원에 맡기는 비율도 3% 이하로 북유럽 70%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시내 국공립 보육시설 대기자수는 32만4000명으로 보육원 하나당 대기자가 평균 159명으로 조사됐다.
 
아이가 생긴 것을 확인하자마자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아야만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육아 정책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지를 시사한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국가채무 관리의 베스트 프랙티스' 보고서를 통해 “출산율 제고 대책, 여성의 경제활동 활성화 등과 관련한 정책에 지출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 성장 잠재력 하락이 우려되는 부분이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 투입 감소로 노동공급을 확충케 하는 지출은 아직 국가채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때 과감히 시도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 "일정 수준 이상의 직장보육시설 확대"
 
이미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우선순위의 정책대안은 '일정수준' 이상의 직장보육시설 확대"라고 말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부분이라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특히, 보육시설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영양이나 위생상태 등 양질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스웨덴-아버지 휴가, 독일-부모시간 제도 운영
 
한국출산보육장려협회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저출산 정책을 펴고 있다.
 
스웨덴은 육아휴직 기간을 53주를 보장한다. 아버지휴가도 11주를 주고 있다.
 
영국의 경우, 자녀가 5세가 될 때까지 13주의 무급휴가를, 자녀가 장애아인 경우는 자녀의 연령이 18세가 될 때까지 18주 동안 사용하도록 한다.
 
또, 의무교육 연령의 상한선 이하(현재 16세)의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모든 재정은 중앙정부가 부담한다.
 
프랑스의 보육서비스는 모든 계층의 부모와 아동을 위해 국가가 주된 책임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3~5세 거의 모든 아동이 공보육과 공교육 체계 아래 속한다.
 
독일은 출산 전 6주, 출산 후 8주의 모성보호기간 동안 고용주가 세금을 제외한 실질임금을 지불하고, 자녀가 3세에 도달할 때까지 직접 양육할 수 있는 ‘부모시간’ 제도를 시행한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의 아버지휴가나 부모시간 제도 같은 제도가 정착되려면 기업문화나 조직 분위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일부 기업에서는 육아제도가 잘 실천되고 있지만 확산 분위기가 많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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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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