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 요금인하 대책으로 발표한 선불요금제 활성화 방안이 업체들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선불요금제는 이용자가 전화요금을 미리 지불한 후 통화할 때마다 사용요금이 지불된 금액에서 차감되는 요금제로, 지난달 2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후 한달이 지났지만 이통사들은 준비부족과 사업 전략 등의 이유 연내 적극적인 활성화 대책이 시행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나났다.
◇ 선불요금제 온라인 가입..SKT "내년에", LG U+ "LTE 보편화 후"
그나마 선불요금 활성화 대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T다.
방통위는 "고객들이 선불요금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대리점에 직접 방문해야 해 불편했는데, 올 4분기부터 온라인 고객센터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특히 방통위가 지난 10월 이후 시행하겠다고 한 선불유심(USIM,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 단독개통에 대해서는 KT가 후불유심 뿐만 아니라 선불유심 단독개통도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불유심제는 일정 금액을 충전하고 유심구입비만 지불하는 방식, 후불유심제는 유심칩만 구매해 사용한 후 사용료는 나중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방통위는 "선불요금제 특성상 유심칩만 구입하고 단말기는 중고폰을 쓸 확률이 많기 때문에 선불유심제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KT의 경우 온·오프라인, SK텔레콤의 경우 오프라인상에서 유심칩을 구입해 선불요금제 가입이 가능하다"며 "KT에서는 올레샵(
http://shop.olleh.com)의 '유심단독개통' 카테고리를 통해 선불유심을 개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방통위는 "SK텔레콤은 올해 시행한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과 선불요금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어 내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LG유플러스는 유심기반이 아닌 단말기 일체형이었다가 LTE를 출시하면서 유심기반으로의 변신을 꾀했지만, 아직 LTE 가입자가 많지 않아 가입자가 늘어나면 유심 개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LG U+, 회선수 제한 완화..SKT·KT는 아직
방통위는 "약관상 후불요금제는 1인당 3회선까지 가능한 반면 선불요금제는 1인 1회선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를 4분기부터는 1인당 3회선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이통사들은 약관 개정 후 방통위에 신고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렇게 되면 한 사람의 명의로 부모님과 자녀 등 3명이 사용할 수 있고, 각각 회선별로 자유롭게 선·후불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회선수 제한 완화가 돼 있지만 아직 SK텔레콤과 KT는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선불요금제를 통해 다회선을 쓰거나 목적과 필요에 맞게 자유롭게 개통하는 것이 가능해져 단말기 금액 납부 등 요금부담이 큰 후불요금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요금 절감 등의 이점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 계좌로 선불요금 이체, 이통3사 모두 '미흡'
방통위는 "자동이체할 수 있는 후불요금제에 비해 선불요금제를 사용할 때 불편한 부분이 바로 충전 부분인데, 선불임에도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게끔 하면 선불요금제의 장벽도 낮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온라인 충전의 경우 현재 고객에게 일정 액수 이하의 잔액은 메시지로 알리고 있는데, 고객은 잔액을 확인한 후 온라인 사이트에서 결제수단을 선택해 원하는 금액을 충전할 수 있게 했다"며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계좌이체와 가상계좌 입금 등의 방법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선불요금제로도 특정 날짜를 정해 정기적으로 이체되게 하거나 잔액이 특정금액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충전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통해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KT는 계획만 세워져 있는 상황이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시행여부 자체를 검토중인 단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선불요금제는 납입 연체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 후불요금제에서 생기는 미납금 등으로 인한 불편이 없다"며 "각 이통사별로 현재 제휴하고 있는 은행 중심으로 선불요금제도 납입할 수 있게 한다면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SKT, 최소충전 '만원→5천원' 12월中 시행
방통위는 "KT나 LG유플러스는 5000원으로 충전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만원 단위로만 충전이 가능하다"며 "수신 등 간단한 용도로만 쓰는 등 한달에 5000원으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있어 SK텔레콤은 약관을 12월까지 수정한 후 5000원 충전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위는 기존에 대리점에서만 판매하던 충전카드를 편의점 등에도 판매하도록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KT에서 현재 대리점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충전카드의 편의점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데,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충전카드를 사기 위해 생기는 카드 발행·유통 등의 비용이 많이 든다"며 "그렇다보니 온라인 쪽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인 등 충전카드가 필요한 수요가 존재하므로 그들의 구매편의를 위해 편의점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KT는 내년 하반기부터 일정 액수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쿠폰 형태의 충전카드도 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 방통위 "이통사 선불요금제 개선의지 크지 않아"
방통위는 지난달 발표한 '선불요금제 활성화 방안'에서 4분기부터 기존 음성과 문자메시지(SMS), 무선 인터넷,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현재 KT는 음성서비스를 비롯해 MMS, 데이터 사용까지 모두다 가능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음성과 SMS만 가능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내에 무선인터넷 접속과 MMS, 영상통화 등의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SK텔레콤은 Wi-Fi가 가능한 단말기에 한해 인터넷은 무료 Wi-Fi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고객의 니즈(Needs)가 확대되면 내년 7월 이후에나 MMS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당초 방안보다 다소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이통3사의 제도적, 시스템적 차이를 들었다.
방통위는 "KT가 다른 이통사에 비해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통3사의 통신제도와 현재 진행상황 등이 상이해 3사가 동시에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번 방안 발표 때에는 3사 중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하는 통신사의 사업 시작시점을 표기해놔 다소 늦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선불요금제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게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홍보에 집중하겠다"며 "현재 이메일 청구서에 홍보 배너를 붙이고 있고, 지방이나 농어촌 지역에서 선불요금제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우체국과 대리점 등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지만 선불요금제는 후불요금제에 비해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아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이통사에서는 선불요금제가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정부에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