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한국지엠이 쉐보레 100년과 동시에 국내에서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지엠은 올해 국내시장에 신차를 대거(8대) 출시해 국내시장 점유율 3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이를 계기로 한국지엠의 쉐보레 도입 배경과 성과, 내년도 한국지엠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고, 그 대표적인 차량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8세대 말리부의 의미를 두 차례에 걸쳐 재조명해본다. [편집자]
한국지엠은 올해 초인 1월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쉐보레(Chevrolet)'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전격 발표했다. 또 글로벌 GM 내에서의 강화된 회사 위상에 발맞춰 사명도 지난 3월 '지엠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이하 지엠대우)'에서 '한국지엠주식회사(이하 한국지엠)'로 변경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3월 쉐보레가 도입된 지 9개월만에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 결과가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 1월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쉐보레(Chevrolet)'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알리고 있다.
◇ 쉐보레 도입, 3~4년 장고 끝 올해 적기로 판단
쉐보레가 올해 국내 시장에 도입되기까지는 3~4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쉐보레 도입과 관련해 한국지엠은 이전의 지엠대우 브랜드의 성과를 평가하고 GM의 가장 큰 브랜드이자 글로벌 자산인 쉐보레의 국내 출시 시기를 저울질 하던 끝에 올해를 적기로 판단했다.
한국지엠은 지엠대우 브랜드가 갖는 약점을 보완하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른 한국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굳혀 나가기 위해 중장기적인 브랜드 교체가 필요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주도했던 이경애 한국지엠 마케팅본부장(전무)은 "3년 넘게 스터디를 해 왔다"며 "기존의 브랜드보다 글로벌적으로 성공한 자산을 가진 브랜드여서 확신을 가지고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쉐보레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단지 브랜드 교체만이 아닌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했다"며 "마케팅과 PR, 재무적인 부분, 세일즈와 판매조직, 전시장과 같은 네트워크 리뉴얼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했고, 특히 8대라는 많은 신차 출시가 예정된 올해 초 쉐보레 도입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 쉐보레 신차 8대 출시..'쉐비 케어 3.5.7' 고객 호응
쉐보레는 올해 올란도를 시작으로 아베오 해치백과 세단, 카마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 크루즈5, 말리부, 알페온e어시스트 등 8종의 신차를 출시했다.
쉐보레 브랜드는 이같은 신차 출시에 힙입어 브랜드 이미지 면에서 이전 지엠대우보다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엠이 지난 8월 자체 조사한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 인지도는 98%로 나타나 지엠대우 때와 비슷했지만 9년을 이어온 지엠대우에 비해 단 6개월만에 이룬 성과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전반적으로는 쉐보레 이미지가 45%로 지엠대우때보다 8%포인트 상승했고, 브랜드 구매 고려도는 55%로 12%포인트, 구매의향은 11%로 4%포인트가 각각 향상됐다.
이같은 결과는 판매실적으로 이어져 쉐보레가 도입된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판매는 총 9만8656대로 지난해 8만1653대보다 21% 늘었다.
특히 올해 판매는 기존 인기 모델 스파크와 크루즈 뿐만 아니라 올란도, 크루즈5 등의 선전으로 가능했다. 경차인 스파크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광고 효과로 지난달까지 5만4055대가 팔려 전년대비 17.6% 판매가 늘었고, 다목적차량(MPV)인 올란도는 3월 출시 이후 1만3537대가 팔렸다.
◇ 쉐보레 주요 제품
쉐보레의 성공적 안착에는 신차 출시 외에도 전방위적인 브랜드 교체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지엠은 전국 300여개 판매 네트워크(전시장)를 새롭게 꾸미고, 새로운 광고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했다.
또 쉐보레 출시와 함께 올해 연말까지 신제품 전 차종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차체와 일반부품 보증기간을 5년 또는 10만km로 연장하고, 3년간의 소모품 무상교환, 7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 등 파격적인 고객 서비스 '쉐비 케어(Chevy Care) 3.5.7' 을 약속했다.
이경애 마케팅본부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 비결에 대해 "전방위적인 모든 고객과의 접점에서 내외부의 전방위적인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8가지 신차 론칭을 기점으로 새로운 광고와 커뮤니케이션, 새로운 전시장, 새로운 브랜드의 프라미스인 '쉐비 케어'까지 도입해 고객하게 정말로 새로운 브랜드로서의 약속과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짧은 시간안에 안착하게 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 "고객접점 확대..소비자 선택 폭 넓힐 것"
내년을 바라보는 한국지엠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엠은 한국진출 10년째지만 쉐보레 브랜드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한살박이에 불과한 만큼 해야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에도 올해 만큼은 아니지만 콜벳을 비롯해 전면적인 변화가 있는 새로운 차들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또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 본부장은 "쉐보레는 100년 된 브랜드지만 한국에서는 한 살된 브랜드로 여전히 젊고 역동적이며, 다른 메이커에 비해 정말 많은 자산을 가진 브랜드"라며 "신차 뿐만 아니라 고객의 좋은 의견을 더 많이 듣고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고객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해 쉐보레 브랜드를 고객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