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우려 반, 기대 반'

유시민 "통합안 처리 결과 따라 야권연대 향방 갈려"

입력 : 2011-12-09 오후 8:23:30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이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본격 궤도에 진입한 가운데, 이제 세간의 관심은 민주당의 선택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시민통합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11일 열리는 전당대회의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라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야권의 지형이 개편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당은 야권의 맏형인 민주당의 혁신·통합이 원만해야 아우라 할 수 있는 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9일 “민주당이 11일 추진하고 있는 전당대회와 혁신·통합이 잘 돼서 야권연대 협의가 조속한 시일 안에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민주당이 안정되고 리더십이 회복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을 결의하는)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지도력이 안정되고 그렇게 해서 야권의 연대연합의 틀이 조속하게 짜여 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와 같은 발언은 혁신된 민주당과의 야권연대 없이, 진보당 독자노선으로는 총선에서 의회권력을 교체할 수 없다는 유 대표의 평소 소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유 대표는 8일에도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손학규 대표에 대한 결별선언에 의미를 부여하며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서울 마포구 (구)국민참여당 중앙당사에서 기자와 만난 유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잘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박 전 원내대표가 (통합안이) 의결 되는 것을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원만하게 합의해서 해도 과거에 과반을 채우기란 쉽지 않았다”며 “그런데 한 축이 빠져서 통합에 실패하면 민주당은 표류할 것이고, 혁통도 잘되지 않을 것이다. 야권 전체에 좋지 않다. 정당통합이 그만큼 어려운 문제”라고 탄식했다.
 
그는 “거기가 잘 정리돼서 혁신도 되고 통합도 돼야 그것을 토대로 국민들에게 신망도 얻고 안정이 될 수 있다”며 “그래야 통합진보당도 파트너로서, 시니어 파트너(민주·혁통)와 주니어 파트너(통합진보당)로서 연대가 잘 될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 민주당, 11일 전당대회 분수령 넘어야 통합이건 연대건 가능
 
민주당은 지난 7일 혁신과통합이 제안한 개방형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는 협상안을 최종 의결, 신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구성을 대의원 30%, 당원·시민 70%로 합의했다.
 
독자 전당대회를 주장한 반대파들의 반발에도 불구,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인 민주당의 결단으로 시민통합당 역시 창당을 공식 선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남지역 당원들의 지지가 공고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세다는 것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8일 “손 대표 측과 혁통이 밀실에서 합의한 내용대로 가는 것”이라며 “바뀐 내용은 2:8이 3:7로 변경된 것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합의처리가 되지 않았고, 손 대표와 저 사이에도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며 “손 대표와 오찬에서 이런 것을 지적하면서 결별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저는 마음을 비우고 저의 길을 가기로 했다. 저의 길을 가겠다는 것은 전당대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러한 전개에 따라 11일 열리는 통합 안건의 의결을 위한 민주당 임시전대는 ‘손학규vs박지원’ 간의 표 대결 양상으로 치닫게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1만2천명의 대의원 중 6천명 이상이 참석하지 않으면 전당대회 자체가 무산되게 되고, 개최가 되더라도 반대표에 의한 좌절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지난 5일 공식 출범한 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통합진보당과의 내년 총선을 대비한 야권연대도 ‘올스톱’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통합당이 통합진보당으로 급선회 할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는 있으나 이해찬·문성근 등 핵심 인사들이 오랜 세월 몸담아 온 민주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나라당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라는 희대의 사건 앞에 홍준표 대표가 사퇴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는 와중이라, 야권통합의 호재를 놓치게 된다면 민주당에 쏟아질 비난도 부담이다.
 
과연 야권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이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으로 혁신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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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