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침해소송, 뜨거운 법정 공방

삼성, "최저 손해액 1천억 추산" 주장하기도

입력 : 2011-12-10 오전 8:05:23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전 세계에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애플이 한국에서 특허권을 놓고 다시 한 번 뜨거운 법정다툼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강영수) 심리로 9일 열린 공판은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금지 소송으로서 지난 10월 14일 열린 공판에 이어 두 달만에 재개된 공판이었다.
 
◇ 삼성전자, 애플에 본격적인 손해배상 청구
 
삼성전자측은 이날 공판에서 "애플의 특허권 침해로 인한 최저 손해액이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측 변호인은 "지난 2010년 애플의 매출이 1조 8000억원인데 감사보고서에 나타나있는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3.4%였다"면서 "이를 적용하면 570억원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이어 "재판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이번 사건에서의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1억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애플측은 "지난번에는 정확한 영업이익을 모른다더니"하고 황당해하면서 "구체적 손해를 입증하지도 않고 배상액을 결정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 '프랜드' 조항 놓고 공방
 
삼성과 애플은 로열티 제공 수준을 결정짓는 프랜드(FRAND) 조항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프랜드는 특허가 기술표준으로 채택될 때 비특허권자로부터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의 로열티를 받고 사용권을 줘야 한다는 원칙이다.
 
특허권을 사용하는 기업은 특허 없이 일단 제품을 만들고 나중에 특허권자에게 라이선스에 따른 비용을 내고 특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애플측은 이날 공판에서 "프랜드 원칙상 손해배상 청구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표준특허는 제3자가 공유할 수 있고, 이럴 경우에는 특허 관련 금지명령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손해배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애플측 주장의 요지다.
 
삼성전자와 애플측은 프랜드 조항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삼성전자 측이 "계약협상과 관련된 것은 공개가 불가능하다.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않도록 되어있다"며 비공개를 요구했지만 애플은 "로열티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공개할 수 있다"며 입장차를 보였다.
 
◇ 3개 특허권 놓고 치열한 공방
 
이날 삼성전자가 애플측이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문제를 삼은 특허권은 975특허, 144특허, 900특허 등 모두 세 가지였다.
 
975특허는 CDMA 통신시스템에 관한 특허를 칭하고 144특허는 WCDMA 방식에서 단말기의 전송파워와 관련된 특허를 뜻하며 900특허는 패킷 데이터 송수신 방법 및 장치에 관한 특허다.
 
삼성측은 "삼성의 특허는 3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이라면서 "애플의 제품인 아이폰4나 아이패드2도 3세대 이동통신의 기술 표준을 구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기술이 3세대 이통통신의 기술 표준이기 때문에 애플의 기술이 삼성의 특허를 자연스럽게 침해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측의 주장이다.
 
반면 애플측은 "애플의 기술은 삼성의 3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과 그 기술적 구성이 상이하다"며 "본래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참고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기술표준은 수천가지 기술의 집합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애플 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차분하게 진행됐던 지난 공판과는 달리, 양측 변호인들 사이에서 "정말 무식한 얘기죠" 등의 감정적인 언사와 고성이 오가 재판부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다음 공판은 해를 넘긴 2012년 1월 4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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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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