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고 세무조사를 무마해준 부산지방국세청 소속 6급 세무공무원 이모씨에게 징역6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들로부터 2억8000만원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하고 세무조사를 무마해준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6년에 벌금 2억5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해 이씨로부터 각각 2500만원을 받은 7급 세무공무원 유모씨, 남모씨에게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3년, 벌금 25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세무행정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점, 조사반장으로서 세무조사와 관련해 부당한 업무를 집행하고 조사 대상자들로부터 무려 2억8000만원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한 점 등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가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자백하고 뇌물수수 범행에 대해 스스로 자수한 점, 공무원으로서 약 36년간 성실하게 근무해 온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9년 12월 부산2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 세무조사의 조사반장으로서 유씨와 남씨와 함께 세무조사 업무에 착수했다.
강성우 부산저축은행 감사는 세무조사를 맡게 된 이씨에게 접근해 "세무조사기간을 단축해주고 세금이 적게 부과되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
이에 이씨는 2010년 1월14일까지 예정된 세무조사기간을 단축해 조기 중단하고 부산2저축은행이 법인세를 누락시킨 것을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해 본래 세무조사 결과보다 약 6억원 상당의 세금을 축소시켰다.
그 후 이씨는 사례금 명목으로 김후진 부산2저축은행 전무로부터 4회에 걸쳐 5000만원씩 총 2억원을 받고, 받은 2억원 중 2500만원씩을 남씨와 유씨에게 각각 나눠주었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이씨가 부산에 위치한 서전학원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맡아 진행하면서 추징세액을 4억원으로 맞춰주고 그 대가로 서전학원 관계자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