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지난 1990년 D생명 참사랑연금보험(7.5% 확정이율형 상품)에 가입한 김 씨는 21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첫 해 60세 연금 예시금액 736만원을 수령하기 위해 보험사를 방문했다. 20여년 전에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 "연금 지급 첫 해에는 736만원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었던 증서를 믿고 있었다. 그런데 보험사에서는 예시한 연금의 22%인 162만원만 지급된다는 말을 했다. 망연자실한 김 씨는 "보험사 때문에 20여년간 준비해온 노후준비가 물거품이 됐다"며 가슴을 쳤다.
김 씨의 사례와 같이, 노후 연금이 현재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채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으로 지급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노후 연금 가입 당시 이익배당금을 포함해 제시한 노후 연금액이 현재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지급되지 않았거나 터무니 없이 줄어 들었다고 지적하며 현재 가입한 연금보험의 향후 지급 예상금액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금소연은 "보험사들은 기본 연금액에 이익배당금을 추가하거나, 가입 당시의 고이율로 노후연금 예시액을 부풀려 마치 고액연금이 지급될 것 처럼 연금 상품을 판매했다"며 "하지만 현재시점에서 볼 때 시중금리의 급격한 인하로 이익배당금을 예시한 확정이율형 상품은 예시금액의 20% 수준에 불과하고,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은 15%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금소연이 제시한 또 다른 사례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김 모씨가 연금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에서 설계 당시 제시한 65세 연금은 760만원이었으나 실수령액은 이의 17%인 130만원에 불과했다. 예상했던 금액과 차이가 커 가입자가 항의하자 보험사는 "변동금리에 따라 산출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했다.
<노후 적립보험 연금액 예시금액 차이>
*기준 : 노후적립연금보험, 가입일 : 1995년6월, 월납입금 10만원
(자료 : 금융소비자연맹)
금소연에 따르면 노후생활준비를 위해 90년대 중반 이후 연금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2000만명이 넘는다. 더불어 현재 보험사 연금보험 가입자는 개인연금 783만명, 일반연금 232만명 등 총 1015만명 이상으로 보유계약 240조원, 연간 6조5000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거두고 있다.
특히 개인연금 중 적격연금의 경우 소득공제 한도가 400만원이고 일반 연금보험은 10년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을 줘 금융소비자들의 가입 유인 요소가 큰 상품이다.
이기욱 금소연 팀장은 "고이율 당시의 연금액은 가입당시의 이익배당금기준액 또는 시중금리, 수익율 등을 기준으로 고액의 연금액을 예시하여 판매했으나, 저금리의 급격한 진전으로 판매 당시의 예상연금지급액에 터무니 없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소비자는 현재 가입한 연금보험을 재확인하여 어느 정도 나오는지를 보험사에 확인한 후 노후설계를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