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지난달 명동에서 오픈한 일본계 SPA브랜드 유니클로(UNIQLO) 명동점은 하루 13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려 장안의 화제가 됐다.
일반 매장에서의 한달 매출을 능가하는 엄청난 매출을 단 하루만에 기록한 유니클로의 성공비결은 뭘까?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평범한 옷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중요한점은 유니클로와 같은 SPA브랜드는 먼저 해외에 진출하기 전에 자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그 토대를 이룩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1984년 히로시마에서 1호점을 개점한 후 1998년 도쿄로 진출해 하라주꾸에서 전기를 맞는다. '플리스'라는 재킷이 히트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유니클로 회장 '야나이다다시'는 지금의 유니클로가 있기까지 아홉번의 시련을 당했다고 한다. 결국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해왔기 때문에 오늘의 유니클로가 있었다는 말이다.
자라(ZARA)는 1974년 스페인에서 설립돼 자국내 돌풍을 일으킨후 현재 56개국에 700여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성공을 거뒀다.
유니클로든, 자라든 한순간에 지금의 성공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노하우를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지금의 브랜드로 탄생한 것이다.
김태우 유니클로 마케팅팀 매니저는 "고가의 등산복 기능성 상품인 플리스 재킷을 소비자 눈높이로 낮춰 대중화한 전략이 적중했다"며 "유니클로의 성공은 값비싼 기능성 상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대량화해 대중화 했다는 것"이라고 비법을 공개했다.
굳이 이를 비법이라고 할 것까지야 있을까만 이쯤에서 왜 우리 업체들은 이런 점을 생각지 못했을까 하는 부분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편한(기능성) 옷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아주 단순한 공식만으로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려 대성공을 거둔 유니클로의 비결도 비결일까? 어쩌면 이건 비결이 아닌 그야말로 일반화된 공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수학공식같은.
다시 말하면 우리 업체들은 지난 수십년간 이 같은 공식을 무시하며 영업을 펼친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 언제까지 좋지 않은 국내 풍토만 따지고, 정부만 탓하고, 제살 깎아먹는 경쟁을 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고급화 전략'과 명품 다음가는 '준명품 브랜드' 추구 등등 그동안 우리 업체들이 펼쳐왔던 전략들의 한 단면이다.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옷을 만들기보다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마음이 앞섰고, 대다수보다는 소수를 위한 옷 만들기에 너도나도 뛰어들진 않았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지금에와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해봐야 소용없겠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국내 SAP브랜드가 탄생하길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솔직히 획기적인 스마트폰과 전세계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우리 기업중에 유니클로 같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상당히 서운하다.
국내 SPA 브랜드 가운데는 내년 '코데즈컴바인 뉴욕'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을 주축으로 디자인력 공세를 펼칠 '코데즈컴바인'과 이랜드그룹의 막강한 유통력을 앞세워 성장세를 보이는 '미쏘(MIXXO)', '스파오(SPAO)'들이 돋보인다.
하지만 아직 매출규모면이나, 상품력, 소비자들의 인지도 등 채워야 할 부분이 많고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도 부족해 글로벌 브랜드로 칭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업계관계자는 "유니클로 같은 굵직한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하다"며 "이를 타계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데 이마저 쉽지가 않아 고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 역시 스스로 이겨내야 할 문제다. 아직은 글로벌브랜드와 견주기에 걸음마 단계이지만 국내시장부터 포섭하며 차곡차곡 내실을 키워나가는 것이 맞다.
'유니클로', '자라'도 번데기 과정을 거쳤다. 소비자를 위한 노력을 소비자는 잊지 않는다. 고객은 언제나 현명하다는 사실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