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LG전자(066570)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확정되자 회사 임직원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LG전자는 16일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5만1600원으로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지난달 16일 산정한 1차 발행가액(5만1600원)과 지난 15일 2차 발행가액(5만9500원) 중 낮은 금액으로 책정된다.
이날 확정된 신주 발행가액은 LG전자가 지난 8월19일 기록한 52주 신저가(5만2377원)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또 이날 LG전자(오전 11시15분 현재) 주가는 전날보다 200원(0.27%) 떨어진 7만4600원으로, 회사가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전날인 지난달 2일 주가(6만9772원)도 뛰어넘는다.
증자 충격에 밀린 주가가 한달여만에 하락분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까지 차올랐다는 얘기다.
LG전자로선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과 최근 주가상승 등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셈이다.
무엇보다 자사주를 사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큰 차익을 얻게 됐다. LG전자가 단행한 1900만주(약 1조600억원)의 증자분 중 20%는 우리사주 물량으로 배정됐다.
이 때문에 지난달 8~15일 진행된 우리사주 청약에서 총 배정주식 380만주가 접수됐고, 당시 경쟁률은 10 대 1 이상을 기록했다.
이미 LG전자 임직원들 사이에 주가상승과 차익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들은 이날 결정된 발행가액에 20% 할인율도 적용받는다.
현 주가(7만4600원)를 기준으로 볼 때 최종 발행가액(5만1600원) 대비 평가 차익은 주당 2만3000원, 수익률은 44.5%다.
물론 이들이 참여한 증자 물량은 신주 상장일인 다음달 9일부터 1년 동안 보호예수가 걸려있어 당장 매도해 차익을 벌 수는 없게 돼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에선 LG전자의 실적 개선 조짐이 가시화되면서 주가 전망도 밝아져, 증자에 참여한 이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게 최악의 시간은 지났기 때문에 내년엔 올해보다 좋아질 일만 남았다"며 "주가도 하방경직성이 있어 크게 빠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도 "증자의 시기나 방법이 급작스러워 투자자들이 여전히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올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매수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개미들이 지금 뛰어든다면, LG전자 임직원들보다 어림잡아도 2만원은 비싼 값에 사들여야 한다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