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애도를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20일 조사됐다.
리얼미터의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9.6%가 찬성의 뜻을 드러내 31.4%에 그친 반대 의견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공식 애도 표명이나 조문 의사를 발표하더라도 일반 국민들의 정서적 거부감이 크지 않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결과다.
이념 성향별로도 보수성향 유권자들만 53.4%가 반대해 36.3%의 찬성에 앞섰을 뿐 나머지 응답자들은 대부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성향 유권자들은 66.9%가 찬성해 반대한 11.3%를 크게 앞섰고, 중도층도 50.2%가 찬성을 표시해 반대(34.6%)보다 많았다.
지지정당별 조사에서는 한나라당·자유선진당 지지층의 경우 각각 46.1%, 61.6%가 반대했고, 찬성은 35.6%, 19.8%에 그쳤다.
반면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58.1%가 찬성(반대 24.7%)했고, 통합진보당 지지층도 52.0%가 찬성(반대 13.5%)했다. 지지정당 없음도 58.4%가 조문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25.7%에 불과했다.
연령별로 봤을 때도 50대 이상만 반대가 40.6%로 찬성 34.2% 보다 높았고, 나머지 연령층은 모두 찬성 의사가 강했다.
찬성 의견은 20대(찬성 59.6%, 반대 29.5%)에서 가장 높았으며 30대는 찬성 55.8%에 반대 24.6%, 40대는 찬성 57.3%에 반대 26.4%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19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한 RDD(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이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7% 포인트이다.
한편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의 조문 촉구도 이어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20일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지만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했던 한 당사자이자,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조의를 표하는 것은 물론 조문단을 파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와 향후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전환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조속히 조의를 표명하고 조문단 파견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도 같은 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북한에 조문단을 파견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한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 동안의 정치·군사적인 대립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북한이 평화와 교류·협력의 대상이고 궁극적으로 통일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대화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차원에서도 조문단의 파견은 당연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평화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유지해 나가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