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유럽이 주요 변수

입력 : 2011-12-20 오전 11:42:55
[뉴스토마토 김순영기자]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갑작스럽게 전해지면서 이날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다행히도 반나절이 지난 20일 시장은 불안의 도가니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 지정학적 학습효과는 '하락시 매수'..현재 증시에서는?
 
한때 국내 증시의 할인요소가 됐던 지정학적 리스크는 2000년대 들어서며 점차 희석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만한 충돌이 남북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대내외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후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추세를 바꾼 적이 한차례도 없었다.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단기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이같은 과거경험에 비춘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일 코스피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민감한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매도포지션을 5000계약에서 2000계약 수준으로 빠르게 줄였다.
 
 < 94년이후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가추이(주봉차트)>
 
문제는 현재 주식시장이 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불안한 변동성장세라는 점이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유럽국 재정적자 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여전히 테일리스크(Tail-risk: 일반적인 과거사례와 달리 극단적인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로 존재하고 있는데 여기에다 한국 고유의 리스크를 추가로 짊어지게 됐다.
 
증권가에서 이번 사건을 대부분 단기충격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좀더 신중하게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신중한 시각의 근거는 크게 두가지로,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비교해 현재 외국인의 코스피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과 함께 북한 내부 정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 북한 내부가 현재 차분한 상태에서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 대처하고 있으며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권력승계는 상당한 준비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보다는 오히려 김정은이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 것인지를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향후 1~2년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도 후계자의 세습과 정치적 대응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없는 한 우리증시의 펀더멘털 리스크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 2010년 11월 23일 천안함 침몰 이후 국내증시와 채권추이> 
 
◇ 테일리스크 가능성 존재..현재는 유럽해결이 핵심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문제는 국내외적으로 금융시장의 테일리스크가 될 가능성을 놓고 꾸준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외국인이다. 유럽 등 해외문제 이상으로 거친 매도세가 나온다면 이것은 북한문제를 주목하는 힌트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현재 테일리스크는 유럽에 있다.
 
유럽의 행보가 금융시장이 바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인지, 이에 따라 미국 채권과 달러 강세가 완화되는지가 현 증시에서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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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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