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여야가 12월 임시국회 등원에 합의하면서 답보상태에 놓였있던 새해예산안심사가 재개돼 이달 말께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일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해결한 것이다.
한나라당 황우여·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오는 30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합의 처리키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 법적시한(12월 2일)을 넘긴 지 20여일만이다.
한나라당 황영철·민주당 홍영표 양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동이 끝난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브리핑을 갖고 "여야는 20일부터 예결특위를 정상 가동하고, 22일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문을, 29~30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각각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강행 처리 이후 여야가 대치하면서 국회는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라 이날 국방위와 정보위·외통위가 소집됐고, 예결위 소집과 예산안 처리 여론에도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접촉을 계속해왔지만 이견을 해소하진 못했다.
한나라당은 조건없는 등원을, 민주당은 '선관위 디도스 공격'특검 도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 복지예산 증액 등을 약속해야 등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국회 정상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등원 조건에 대한 여야의 이견 뿐만이 아니었다.
한나라당은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에, 민주당은 신당 창당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어 임시국회 문제를 챙겨볼 겨를이 없는 상태였다.
여야의 대치속에 예산안의 연내 처리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헌정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난무했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해가 열흘 앞이고 정세변화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데 나라살림의 틀마저 마련하지 못하는 국회는 존재가치가 없다"며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졸속심의는 더 큰 탈을 낳는 만큼 꼼꼼이 심사해 선심성 예산, 특히 불요불급한 부문을 과감하게 솎아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