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우리나라의 극지 쇄빙(碎氷)연구선 아라온호가 성탄절인 25일(한국시간) 남극에서 빙하에 부딪혀 조난된 러시아 어선의 구조작업에 투입됐다.
정박해 있던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한지 8일만이다. 아라온호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사고 다음날인 16일 구조 요청을 받고 다음날 바로 남극으로 향했다.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아라온호는 이날 오후 5시10분쯤 스파르타(Sparta)호의 조난지점에 도착,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라온호는 도착하자마자 고무보트에 기관장과 선원 2명을 태워 조난어선의 자매어선인 치요마루3호(Chiyo maru)로부터 전달받은 수리장비를 스파르타호에 전달하고, 어선 수리 계획에 대한 협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온호는 26일까지 선박수리를 지원하고, 27일 조난어선을 얼음이 없는 Ice Free Zone(IFZ)까지 쇄빙 인도할 계획이다.
우리 선원들은 우선 선박수리에 집중하되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수리가 되더라도 얼음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선의 IFZ 이동이 어려울 경우 뉴질랜드 구조센터(RCCNZ)와 협의, 선원이라도 우선 구조할 계획이다.
스파르타호의 손상부위가 수중에 있어 수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일단 어선의 연료를 아라온으로 일부 이송, 손상 부위를 수면으로 올려 수리가 쉽도록 할 방침이다.
아라온호는 당초 치요마루3호와 조우해 이날 정오쯤 사고지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 기상악화로 치요마루호의 항행이 어려워져 이 배를 IFZ까지 대피시킨 후 출발하면서 시간이 지연됐다.
스파르타호는 지난 15일 조난 이후 현재까지 얼음에 갇혀 있으며, 사고 후 해류를 타고 최초 사고지점 서쪽에서 60km정도 이동해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선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러시아 어민들의 안전이 확실히 확보될 때까지 구조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임현택 국토부 해양영토개발과장은 "현지 기상과 통신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사히 구조에 투입돼 다행"이라며 "국토부 직원들과 우리 선원들이 어선 구조로 크리스마스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사고 선원들에게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 것 같아 보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