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증시에 수급상 영향력을 줄 만한 주체들도 사라지고 있다. '호랑이가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이라고 최근에는 프로그램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프로그램 매수가 배당락 이후 매도로 전환돼 증시에 악형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전일까지 프로그램을 통해서 9256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같은 기간 지수는 1793포인트에서 185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배당락일인 28일을 앞두고 프로그램을 통한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에 대해 배당을 노린 거래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배당락 이후, 프로그램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일단 기말배당이 확보된 배당락일 이후에는 선물과 현물간의 차이인 베이시스의 향방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 이후 베이시스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선물 매도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외국인 현물 매도 강도 약화와 윈도우드레싱의 영향으로 상대적인 현물시장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신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 후반 발생한 선물의 가격이 현물의 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환경이 지켜지지 않는 한 배당락 이후 최근 유입된 배당을 기대한 차익거래 물량은 급격한 청산과정을 밟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베이시스 흐름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이며 이와 관련해 외국인 선물 매매동향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도 “배당 수익률 확보 후 1월 만기 전후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 주체인 국가•지자체 이외에도 기관 매도 물량에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극단적인 매물 출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말부터 유입된 대규모 프로그램매수 물량이 연말 배당락 이후 적극적으로 청산을 시도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논리적 접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베이시스에 대한 예측이 중요한데 지난 주 김정일 사망 전후로 베이시스 추이를 살펴본 결과 극단적인 약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베이시스의 움직임 역시 소강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연말배당락 이후 대규모 프로그램매도 출회라는 단순한 생각에 겁 먹을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