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보좌관을 통해 억대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임종석 통합민주당 전 의원(45)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2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임 전 의원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임 전 의원의 보좌관 곽모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1억 440여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전직의원이 기소된 사건으로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고려해 심리를 신중히 진행했다"면서 "비법률적 고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재판을 시작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은 임 전 의원을 후원할 의지가 있었고 삼화저축은행의 임원진들도 임 전 의원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 지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신 회장이 곽씨와의 술자리에서 임 전 의원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곽씨는 신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했고 이 돈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기자들과의 식사비 등 임 전 의원의 정치활동을 보좌하는 비용으로도 지출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신 회장은 임 전 의원으로부터 자금을 지원해줘 감사하다며 3차례 인사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여러 정황으로 보아 신 회장의 진술에 당위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곽씨가 임 전 의원의 보좌활동을 하면서 자금이 필요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도 임 전 의원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임 전 의원은 소속 보좌관이 자금을 지원 받는 것은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1989년 학생운동 시절부터 신뢰를 쌓아온 두 사람의 관계를 고려해볼 때 곽씨가 독단적으로 임 전 의원에게 문제가 될 일을 할 리가 없다"며 임 전 의원의 공모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 대해 "수수한 돈이 1억원이 넘고 정치자금법의 취지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하였다"며 "다만, 돈을 받는 과정에 소극적으로 관여했고 수수된 금액이 모두 정치활동에 쓰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판결이 선고된 후, 한참동안 법정을 떠나지 못한 임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유감스럽고 뜻밖이다"라면서 "번복된 신 회장의 증언을 통한 검찰 측의 추측을 법원이 모두 인정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결이다. 항소할 것"이라고 밝히며 향후 항소할 뜻을 내비췄다.
검찰은 임 전 의원을 보좌관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신 회장으로부터 매달 300만원씩, 모두 1억 44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임 전 의원은 지난 13일 내년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로, 이번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엔 출마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