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삼화저축은행의 대출과 관련, 신삼길 회장이 임원들을 통해 지시한 대출은 아예 심의를 하지 않고 바로 가결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우진)의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삼화저축은행 전 기업금융부장 김모씨는 "신 회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하면 여신심사위에서 내부 규정을 어기고 별다른 심의절차 없이 바로 대출됐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영업정지시까지 삼화저축은행의 여신심사위원회 위원으로서 대주주 지시건 대출 심사를 맡았던 인물이다.
김씨는 "신 회장이 임원들을 통해 지시한 대출을 실무자들끼리는 '묻지마 건'이라고 불렀다"면서 "이렇게 가결된 1억원이 넘는 대출 중 상당수가 담보 없는 신용대출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삼화저축은행이 고객들에게 대출해 준 총 금액은 6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신용대출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김씨는 그러나 "신 회장이 직접 대출을 지시한 적은 없고, 임원들로부터 그 같은 지시를 받은 때에도 신 회장에게 따로 확인한 적은 없다"고 말해 삼화저축은행의 대출 승인 라인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김씨가 검찰진술을 번복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씨는 검찰수사에서 "여신심사시 대주주 소개건 대출심사를 했다"고 진술했으나 "소개라면 검토지시 등도 포함되는데 이런 사항도 심의 없이 대출했느냐"라는 신 회장측 변호인의 질문에 "검토지시 건은 정상적으로 심의했다. 검찰 진술시 '소개'는 '지시'를 잘못 말한 것"이라고 번복했다.
또 "담보 없는 대출의 검토 지시도 무조건 회장 지시로 알았다고 한 검찰에서의 진술도 과장된 표현"이라고 바로 잡았다.
신 회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26일 오전 10시에 계속된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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