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독점폐해의 방만함 VS. 민간기업 알박기'
KTX 민영화 논란과 관련,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는 2일 "코레일이 독점폐해의 방만함과 기득권유지를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코레일 관계자도 경쟁의 필요성을 다 알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번 KTX의 민간개방은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체제 도입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미 참여정부 때부터 준비했던 사업이라는 것이다.
국토부의 이 같은 입장은 코레일의 반대입장과 여론의 '민간특혜' 의혹에 대한 항변으로 연내 운영 업체 선정 등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 올 상반기 민간업체 선정.."현재 3~4 업체 사업성 검토 중"
국토부는 최근 발표한 '신설 KTX 민간운영자 선정계획'에 따라 상반기 중 민간업체를 대상으로 수서발 KTX 노선에 대한 '철도운송사업면허'를 부여할 방침이다.
KTX 수서발 노선은 오는 2015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이 노선의 민간참여를 위해서는 올해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노선에 투입될 열차를 주문자 생산하고 직원을 뽑아 교육시키는 등의 준비기간이 최소 3년은 필요하다는 것.
김한영 교통정책실장은 "현재 노선 운영을 검토하고 있는 회사가 3~4곳 정도 된다"며 "민간이 참여할 경우 서비스품질향상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성 훼손과 요금인상 등 우려에 대해서는 적자노선에 대한 공익서비스 보상을 유지해 공공성을 유지하고 법률로 철도운임 규제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민간 기업에게는 적정수익률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30%이상의 선로사용료 형태로 징수하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대입장인 코레일에 대해서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비효율성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국토부는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코레일에 더 이상 신규사업을 맡길 수 없다"며 "매년 수천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누적부채가 쌓이고 있지만 평균 연봉은 6000만원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 "고속철도 사업에 민간 알박기"
이에 대해 코레일은 "고속철도는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현재 고속철도 연간 매출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약 3조9000억원)의 3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며 투입인력은 2734명으로 전체정원(2만7456명)의 9.9%에 불과하다.
2011년 영업적자는 약 47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이는 공공성 유지를 위해 낮은 수익성에도 정책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적자노선과 인력 의존도가 높은 새마을, 무궁화, 화물열차 운영 등이 원인으로 고속철도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내 고속철도 운영효율성은 해외 주요 고속철도 운영국가와 비교해도 최상위 수준"이라며 "차량정비와 유지보수 효율성은 세계적인 철도회사인 일본의 JR East와 비교해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1량당 고속차량 정비인력은 코레일 1.11명, JR East는 1.07명이다. Km당 선로유지보수 인력은 코레일 1.31명, JR East 0.98명으로 코레일이 더 많지만 외부위탁비율은 코레일 43%, JR East 38%로 코레일이 더 높다.
열차운행 측면에서 보면, 코레일은 1개 열차가 하루에 1만368Km를 운행, 프랑스 TGV(1만37Km), 일본 신칸센(1만124Km)에 비해 높다.
특히, 코레일은 고속철도 민간개방을 주장하고 있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11월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현재의 고속철도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했으며, '불만족한다'는 의견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국토부의 민간 경쟁도입 사업에 대해 "고속철도에 대한 민간개방 추진은 이해하기 어려운 접근"이라며 "철도운영의 비효율이 문제라면 고속철도가 아닌, 시설물 노후로 경쟁력이 떨어진 일반철도 노선에 대한 문제점 진단과 효과적인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철도운영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고속철도만 장기간 민간에 알박기 형태로 개방하려는 것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