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시장 수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수주 지역도 점점 다변화되고 있다.
수주액 만으로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선전이 대단했다.
수주지역도 사우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확장됐다.
대형 건설사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해외건설시장에서 국내 중견건설사들의 반란도 만만치 않다.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공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중견 업체들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해외시장 진출과 다변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이미 대형건설사와의 수주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중동 지고, 중남미 뜬다..수주시장 다변화
수주지역 다변화는 국내 건설사들의 올 한해 키워드다.
국내 중대형 건설사들은 전통적인 수주지역인 중동을 탈피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실제로 탈중동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럽국가 재정 위기, 중동지역 사회적 혼란 등으로 중남미 지역이 신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2009~2014년까지 6년간 중남미 건설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1.8%로, 중동시장(12.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아프리카(10.4%), 아시아(9.6%) 등 순이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둔 브라질 등 중남미 주요국가의 대형 인프라 공사와 건축공사 발주가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005490)건설은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단일 플랜트 공사 수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43억4000만달러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인 초대형프로젝트를 지난해 말 브라질에서 수주한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중남미 시장은 2008년 25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61억달러를 수주한 반면, 중동 시장의 비중은 51%로 2004년 48%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며 "중남미 시장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건설사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과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 해외건설과 관계자는 "중동,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수주확대 기조를 지속함은 물론 국내 건설사들의 중남미지역 건설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는 페루에 해외건설협회 지부를 신설하는 등 외교적 지원 또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동에 집중됐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역량을 중남미지역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정부 또한 신흥국 위주로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 중견건설사, 해외시장 '도전장'..문제는 자금력
올해 중견사들은 해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통한 전략강화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STX(011810)건설은 지난해 말 해외사업부를 해외영업본부, 해외기술본부, 중동영업본부, 플랜트사업본부 등 4개 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하고 박동우 해외영업본부장을 영입했다. 공격적인 해외 수주 영업에 나서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박 본부장은 풍림산업에서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30여년 동안 풍림산업과 대림산업에서 해외 영업을 진두지휘한 해외건설 수주 전문가다.
STX건설 관계자는 "중동에서의 활발한 수주와 시공실적으로 해외경쟁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올해는 중동뿐만 아니라 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에서 해외 수주 두각을 드러내며 전년도의 34% 증가 수주고를 달성한 극동건설은 올 해외수주 목표를 전년대비 30% 증가한 4억 달러로 잡고 해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극동건설은 아시아를 기반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진출도 시도할 계획이다.
한라건설(014790)은 지난해 말 플랜트사업부문을 신설, 중동과 중국, 베트남을 최우선 시장개척 대상지역으로 선정하고 이 지역에서의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사업 부문에 중점을 둬 2015년에는 해외사업 비중을 20%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견 건설사들의 환경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수주환경이 어렵다보니 중견사들의 무차별적인 해외 공략으로 경험이 없는 일부업체들이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공사를 따고 보자'는 경우가 있다"며 "자금력과 재무 안정, 확고한 기술력 없이 해외사업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