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지난해 주식시장이 얼어붙은 이후 증권업계는 찬바람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62개 증권사의 회계연도 2분기(7∼9월)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0% 급감한 데 이어 3분기 실적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영업환경 회복이 멀어짐에 일부 증권사들은 구조조정과 함께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한 증권사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비용감축 등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특히 1주일 마다 점검회의를 갖고 지출 비용이 늘어날 경우 경영지원팀에 일일이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비상경영체제라는 이름만 붙이지 않았을 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수익이 늘지 않는 만큼 지출 비용을 줄이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미 지난 연말에는 구조조정 바람도 한 차례 불고 지나갔다.
동양증권이 지난달 대표이사를 포함한 40여명의 임원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후 선별적으로 사표를 수리했다.
현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10% 넘게 임원수를 줄였고,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증권사의 올해 화두는 생존과 수익성 창출이다. 더딘 경제 회복세와 시장 변동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비용절감만으로 기나긴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움츠리면 생존은 가능할 수 있으나 성장은 꿈꿀 수 없게 된다.
고난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현 상황으로 수익 창출이 어렵다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헤지펀드, 자산관리(WM) 등 신상품 개발 의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전략은 없는 상황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