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성공리에 끝났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15일 신임 대표로 한명숙 전 총리를 선출했다. 80만에 이르는 선거인단에서 볼 수 있듯이 민주통합당의 첫 지도부 선출은 스스로의 혁신 의지와 맞물려 줄곧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당초 문성근 최고위원이 국민의 명령을 이끌면서 천명했던 시민사회와 민주당의 통합은 큰 결실을 맺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최고가 2위의 득표율로 지도부에 입성한 것을 제외하면 시민사회세력이 줄줄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당의 결속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다.
더구나 문 최고위원도 비록 직접 현실정치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계열에서 오랜 세월 교감을 나눠왔다는 점에서 온전한 시민세력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속 사정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기대를 모았던 시민사회 출신의 이학영 후보와 진보신당에서 부대표를 역임했던 박용진 후보가 고배를 마신 이유에는 조직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의 경우 모바일 투표에서 선전했으나 가중치가 적용된 대의원투표에서 김부겸 최고위원 당선자에게 1천여표를 뒤진 것이 뼈아팠다. 지난 5일 시민사회 인사 143명이 시민의 뜻에 부합하는 지도부 선출을 강조하며 지지를 선언했지만, 결과적으로 구 민주당 조직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오종식 대변인은 "이학영 후보가 정치권 진입을 위해 한 달 정도 노력했는데 그만큼 기성정당의 힘이 거대하다는 걸 느꼈다고 하더라"며 "이 후보는 원래 자신의 출마가 시민들의 참여 열기에 보탬이 됐으면 했다. 그 부분에서 기여를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당내 화학적 결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라며 "이 후보가 지명직 최고위원이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16일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명숙 대표는 "모바일 혁명을 이뤘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경선도 대의원 조직 동원력이 당락을 좌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러한 배경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