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지난 2008년부터 리볼빙 신규가입을 중단한 삼성카드가 '사실상 폐지' 뜻을 내비치면서 리볼빙 서비스 중단 사태가 다른 카드사들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볼빙서비스는 2000년대 중반 카드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지만 그 만큼 리스크도 큰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리볼빙 서비스는 신용카드 사용자가 이용금액을 곧바로 상환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자율적으로 갚도록 하는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삼성카드, 리볼빙 잠정 중단..전업사 중 유일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재 중단 중인 리볼빙 신규가입에 대해 "현재까지 리볼빙 신규영업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리볼빙 신규가입을 사실상 폐지했다는 의미다.
삼성카드는 2008년부터 리볼빙 신규가입을 중단한 상태로, 홈페이지에서는 자유결제(삼성카드의 리볼빙 명칭) 안내를 찾아 볼 수 없다.
현재 삼성카드를 제외한 5개 전업사(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SK)는 리볼빙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어, 전업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카드만이 리볼빙 신규가입을 신청할 수 없는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신용리스크 증가와 유동성 문제로 중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리볼빙 금리는 최저 6.5%에서 최고 28.8%까지다.
문제는 20%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받는 저신용 회원이 많아 카드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은 카드사의 수익원인 동시에 저신용자들의 이용이 많아 리스크도 큰 상품"이라며 "카드사에게 리볼빙은 '양날의 칼'"이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11월 한 달간 6개 카드전업사 기준 리볼빙 회원분포를 보면, 22~20%대 금리를 적용받은 회원은 30.43%, 26~30%대는 23.79%로 나타났다.
22%대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이 무려 50%를 넘어 섰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2008년 당시 리볼빙이 장기 금융상품으로 저신용 문제가 있었다"며 "당사도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상 리볼빙 자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리볼빙 중단..업계 도미노 현상 가능성
실제로 삼성카드가 리볼빙 신규가입을 중단한 2008년 당시 리볼빙 이용회원은 약 75만명으로 전업·겸영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의 리볼빙 이월잔액 역시 2008년 말 기준 1조367억원으로 1위 신한카드의 1조324억원보다도 많았다.
당시 무리한 리볼빙 확장으로 현재 중단 사태까지 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리볼빙 서비스에 중단은 비단 삼성카드 만의 얘기는 아니다.
삼성카드는 2008년부터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 지난해 6월말 기준 리볼빙 잔액은 9012억원으로 줄었지만, KB국민카드의 경우 1조2732억으로 전업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한(9281억원), 삼성(9012억원), 현대(6282억원)카드 등의 순이다.
KB국민카드를 비롯한 다른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한 카드사가 특정 서비스에 대해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은 다른 카드사들도 동일한 부분에 문제를 느낄 가능성이 크다"며 "리볼빙을 줄여가는 현상도 도미노처럼 카드업계에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존잔액이 너무 많으면 리볼빙 신규가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아직 당사는 신규가입을 중단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년 전에 리볼빙 신규가입을 수 개월 동안 일시 중단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다시 리볼빙 신규가입을 받고 있다"며 "외국의 경우 리볼빙은 우량회원대상이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우량회원의 이용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