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스마트폰 갤럭시 S2를 사용하는 KT가입자 박모씨는 지난
가을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지울 수 없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6개가 깔렸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박씨는 '캐치캐치' 등 이벤트성 어플이 왜 기본 어플인지 이해할 수 없어 해당 어플을 삭제해달라고 KT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박씨는 "필수어플도 아닌데 사용자 동의 없이 기본어플로 깔았다"며 "앱 스토어에서 필요하면 얼마든지 다운받아 설치하면 되는데 지울수도 없고 배터리와 메모리만 잡아 먹게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통신사와 제조사가 스마트폰에 기본 내장한 어플이 많아지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있다.
무엇보다 기본 내장 어플은 임의로 삭제할 수도 없어 소비자는 불필요한 어플을 방치해 둘 수밖에 없다.
이처럼 통신3사의 강제 어플 설치가 잇따르자 네티즌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세티즌' 홈페이지에는 이와관련 집단소송을 함께 할 네티즌들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아이디 'corporal'은 "미리 설치 되어도 최소한 지울수 있도록 해줘야지, 통신사들 진짜 정신 안차린다"고 비난했다.
또다른 네티즌 'beruno'도 "정말 가장 필수적인 것만 깔려있도록 해야한다"며 "어떻게든 수익 올리려고 자사 어플을 다 채워넣은건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17일 통신3사에 따르면 10개 이상의 어플이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LG유플러스는 옵티머스 LTE를 기준으로 'Mnet', '나는PD비디오톡', 게임 어플인 '프리스타일 2' 등 통신사가 제공하는 14개의 기본 어플과 제조사가 설치한 7개의 기본 어플 등이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쓰이는 최소한도 내에서 어플을 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올레마켓 고객센터', '올레내비' '올레캐치캐치' 등 7~8개의 기본 어플이 깔려있다.
KT관계자는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어 기본 어플의 차이가 있지만 앞으로 어플 탑재는 필수 기본 앱만 빼고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된지 1년됐고 그 안에서 급변하는 시장인만큼 정책들이 계속 바뀌고 수정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갤럭시S 스마트폰은 티스토어, 티맵 등 삭제 불가한 어플이 제조사 포함 51개가 있다. 갤럭시S2도 비슷한 수량으로 내장돼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본 어플 가운데 멜론, 호핀 등은 삭제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다시 설치하기엔 매우 불편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내장 메모리가 1G밖에 되지 않아 용량 문제로 불만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용량도 클 뿐만 아니라 해당분야에서 필요하고 인기가 많
은 순으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고객들은 이런 기본적인 어플이 다양하게 깔려 있어서 단말을 선택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선택했지만 필요없을 때 삭제할 수 없다는 건 소비자 권리 침해라는 입장도 크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통신사들이 주로 자회사의 콘텐츠를 기본 어플로 깔고 있는데 이는 끼워팔기로 볼 수 있다"며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사실상 이런 어플들의 가격까지 포함된건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불필요한 어플을 삭제할 수 없게 만든거는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 계속 제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갤럭시S의 기본 애플리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