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가계빚 문제가 카드사 때문이냐"..김석동 발언에 '발끈'

김 위원장 "카드 분사 안돼"..우리금융 전략 수정 불가피
업계 "카드사 안 생긴다고 가계부채 줄어들까" 비판도

입력 : 2012-01-18 오후 2:13:08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빚 문제로 우리카드 분사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형평성 논란이 업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문제임에도, 우리금융(053000)만 차별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는 3월 출범 예정인 농협지주, 산업은행 역시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농협, 산은도 '불똥'..분사 힘들 듯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7일 우리금융의 카드사업 분사와 관련 "카드부문을 분리시켜 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다 정부차원에서 직불카드(체크카드) 활성화에 발벗고 나선 마당에 카드 분사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3월 출범하는 농협지주, 산업은행의 카드사업 분사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내심 상당히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인가권을 갖고 있는 당국이 이례적으로 카드 분사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우리금융의 전략도 변경해야 할 실정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010년 3월 "(2010년) 4분기 중 카드 분사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다시 시간을 늦춰 "올 상반기 중에 분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의 협의, 노동조합 설득 등 준비가 많이 필요해 분사가 계속 늦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원과 예산, 광고 등에 제약이 많다보니 우리카드의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현재는 아니지만 언제인가 상황이 안정되면 분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지난 2010년 7월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분사에 속도가 붙어 8개월만에 KB국민카드로 분사했었다. 
 
◇"카드사간 경쟁은 분사 여부와 관계 없어"
 
금융지주사들이 카드 분사에 나서려는 이유는 영업력 강화와 수익 확보 때문이다.
 
은행의 보호아래 카드 부문으로 있기 보다 독립법인이 되면, 영업력 등 경쟁력이 좋아지고 금융지주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실제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사들은 모두 카드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업계에서 KB국민카드 등 금융지주에서 이미 분리한 카드사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으로, 우리금융, 농협지주 등이 차별적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카드사가 많아지면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카드 상품이 많이 나와 도움이 되는 축면도 있다는게 업계 입장이다.
 
굳이 분사가 아니더라도 기존 은행들은 이미 카드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김 위원장 발언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분사가 안된다고 해서 우리카드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경쟁이 완화되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유럽재정위기에 가계빚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금융에게는) 시기가 안 좋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급증과 경기 침체 등 가계빚 문제는 다른 데 원인이 있는데 카드사들이 원죄 취급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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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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