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의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돈봉투가 오갔다는 주장이 20일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전날 한나라당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실도 검찰에 의해 전격 압수수색 된 상태다. 돈봉투가 여의도 국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KBS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예비 경선에서 한 후보 관계자가 대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는 장면이 다른 후보 관계자에 의해 목격됐다. 이 날 전대에서는 경선에 참가한 15명의 후보 중 본선에 진출할 9명이 가려졌다.
의혹을 제기한 후보 측 관계자는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 행사장 인근 화장실에서 모 후보 관계자가 대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경선에 나선 의원과 함께 이를 목격하고도 당내 문제라는 이유로 침묵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검찰은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현장 CCTV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통합당까지 돈봉투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시절 돈봉투를 경험했다고 고백했을 때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잡아뗐었다. 김부겸 최고위원은 당시 진상을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80만에 육박하는 선거인단이 몰린 이번 전대의 흥행 이면에 후보 간 돈봉투가 오간 정황이 포착되면서 정국이 요동치자 민주통합당은 난감한 모습이다. 새 지도부가 부산과 봉하마을, 광주를 돌며 당의 새출발을 알렸지만 기존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채 당명만 바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8일 열린 정개특위 정당정치자금법 소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돈봉투를 합법화 하는 정당법 개정에 잠정 합의한 것도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19일 천호선 대변인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통합당의 이런 행태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가 제시한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하면서 한편에서는 한나라당과 밀실에서 담합에 몰두하고 있다"고 강력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