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애플과 삼성이 학습용 콘텐츠를 통한 스마트플레이어 시장 패권을 놓고 격돌하는 가운데 국내 중소 업체들도 차별화를 통해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이러닝(e-learning)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2458억원으로 전년보다 7.4% 성장했다. 이러닝 시장은 지난 2007년 1조7270억원을 기록한 이래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애플 ‘아이팟 터치’가 대세..호환성이 강점
통화 기능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플레이어 시장의 선두주자는 애플이다.
애플이 지난 2010년 하반기에 출시한 아이팟터치 4세대는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국내 시장 1위를 달성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0월 아이팟터치 4세대의 점유율은 20.6%, 판매액 점유율은 47%였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5세대 역시 ‘옥션’과 ‘G마켓’ 등에서 미리부터 할인 행사를 마련하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터치의 강점으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호환성을 꼽고 있다.
애플관계자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플레이어는 상당수 앱이 호환성이 부족해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약점이 있다”며 “애플은 타사에 비해 훨씬 다양한 앱 환경을 제공하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 '갤플', 가격경쟁력 앞세워 B2B 공략
삼성의 스마트플레이어 ‘갤럭시 플레이어’는 출시 열흘 만에 2만대가 팔렸다. 단일모델로서 최단기간 최다판매 기록을 세울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갤럭시플레이어 시리즈는 통신요금 부담 등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어려운 학생층이 주 타겟”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에 맞서는 삼성의 전략은 B2B 시장 개척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부터 전남 완도 노화초등학교 등 도서 지역 학교에 갤럭시 플레이어 기반의 이러닝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B2B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교와의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점차 늘리고 있는 것도 B2B 시장 확대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메가스터디의 초·중등부 사이트인 '엠주니어'·'엠베스트'에서 모든 온라인 강좌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12개월 엠베스트 종합반'을 구입하는 학생들에게 '갤럭시 플레이어 3.6'을 주고 있다.
또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고 있는 ‘2012 교육박람회’에 갤럭시 플레이어 시리즈와 이러닝 솔루션을 묶어 출품한 것도 B2B 시장 형성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다.
◇ 중소업체, 저가 틈새시장 공략..학습 기능 전문화
국내 중소 스마트플레이어 기업들은 애플과 삼성의 틈바구니에서 기능을 간소화해 학습기능에 특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틈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코원(056000)은 지난해 말 7인치 PMP플레이어 ‘R7’을 내놓았다. R7은 동영상이나 음악, 문서 열람 등 학습에 필요한 기능들에 집중한 제품이다.
코원의 스마트 플레이어 기능 집중 전략은 특히, 동영상 강의 등을 시청하는 데 필요한 화질이나 음질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타사 제품보다 앞선다는 장점이 있다.
김용석 코원 홍보팀장은 “중고생들에게 갤럭시나 아이팟처럼 거의 모든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아무래도 공부 이외에 게임이나 인터넷 같은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다”며 “순수하게 학습용이라는 점이 학부모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원수 10만에 이르는 네이버 카페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어 사용자 모임’ 게시판에 가 보면 R7 제품에 크게 만족한다는 내용의 글이 전체 사용리뷰 중 절반에 가깝다.
R7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코원의 주가는 올해 초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4분기 흑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이리버는 지난 18일 전자책 ‘스토리K’를 출시했다.
스토리K의 가격은 9만원대로 다른 학습기기에 비해 저렴하고 와이파이를 통해 교보문고 이북 스토어에 들어가 직접 책을 검색할 수도 있다.
아이리버는 아마존의 킨들이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스토리K의 마케팅 전선을 넓혀가며 이러닝 시장에서 틈새 공략에서 성장성을 높여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