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삼성전자와 인텔의 4세대(4G) 통신시스템 공동사업에 대한 독자법인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통신칩 분야의 강자인 퀄컴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전망이다.
25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인텔은 공동투자 형태로 별도 법인을 세워 LTE 통신칩 등을 만들기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가 만들 LTE 전용 제품에는 현재 사용 중인 퀄컴 통신칩을 더이상 쓰지 않고 별도 법인에서 생산하는 통신칩으로 전부 교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할 별도 법인에서 인텔은 통신칩을, 삼성전자는 모바일AP 등을 책임지는 구조로 양사간 기술 제휴는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전망이다.
일단 핵심 기술인 통신칩셋 기술합작 등이 선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등은 이미 4G로 분류되는 와이브로(해외 코드명 : 와이맥스)와 LTE관련 통신 칩셋 기술을 보유하고, 소량이지만 양산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는 와이맥스나 LTE 통신칩셋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텔과의 4G 통신칩셋 합작 사업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통신칩셋 기술은 기술적 완성도는 높지만 시장에서 브랜드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자사 휴대폰에도 적용을 못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칩셋 시장의 글로벌 강자인 인텔이 모바일기기의 ‘인텔 인사이드’를 향한 첫걸음으로 통신칩셋을 도맡는다.
삼성과 인텔은 일단 독자 법인 설립 후 생산과 판매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업 안착의 걸림돌은 전세계 통신칩셋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퀄컴이다.
퀄컴은 3G에서 4G로 대역이 달라질때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통신칩 특허기술을 적용, 전세계 휴대폰과 장비 사업자들에게 거액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퀄컴의 특허까지 침해하면서 4G사업에 뛰어들만큼 관련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며 “LTE 등 4G 서비스가 활성화되거나 3G에서 4G 로밍이 필요없는 사업자에게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인텔은 퀄컴의 특허기술을 억지로 회피하지 않고 우선 퀄컴의 통신칩셋 기술로 3G와 4G 서비스의 중간단계인 과도기 제품을 생산해 관련 시장에서 자리부터 잡는다는 생각이다.
이후 LTE어드밴스드 등 본격적인 4G 시장이 도래하면 퀄컴 기술이 필요없는 4G 관련 제품만 생산해 전세계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제품을 납품한다는 전략이다.
4G에서 퀄컴 통신칩을 배제하는 전략과 함께 칩셋의 크기도 줄일 생각이다.
삼성과 인텔은 통신칩과 모바일AP를 한 곳에 장착할 수 있는 eMCP(Embeded Multi-Chip Package)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eMCP는 두 개 이상의 반도체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묶어 단일 칩으로 만든 제품으로, 최근 슬림화·고성능화하는 스마트폰 등에서 쓰인다.
삼성과 인텔은 이르면 올 상반기 구체적인 검토를 끝내고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