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서 물가안정과 국제곡물가 상승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가 식품안전인증제도를 활용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HACCP 인증부터 주로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에 적용되는 GMP,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ISO22000 등 제품의 특성에 맞는 인증을 획득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차별화' 도구로 활용
국내 식품산업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식품안전인증제도'를 마케팅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인구는 한정돼 있는데 반해 후발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필요했던 업계는 인증제도를 활용해 '안심'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18일
대상(001680) 천안 액젓 공장과 던킨도너츠 강남본점, 홍대점이 'HACCP' 인증을 받았다.
HACCP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s'의 머리글자로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 조리단계를 거쳐 최종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각 단계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규명하고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생관리체계다.
액젓과 같이 수산물을 원료로 하는 제품군의 경우 다른 가공식품류에 비해 위해요소가 많아 HACCP 지정이 까다롭지만 대상은 6개월이 넘는 준비 끝에 HACCP 지정을 획득하게 됐다.
던킨도너츠는 단위 제품이 아니라 베이커리 매장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는데 매장에 대한 인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커리 매장의 경우 식약청이 제시한 20개 심사기준 중 최소 17개 이상을 충족해야 해썹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어 19일에는 한국야쿠르트 천안공장이 '건강기능식품 GMP인증'을 획득했다.
GMP는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약자로 품질이 우수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요건을 설정한 기준으로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천안공장에서는 헬리코박터프로젝트 윌, 쿠퍼스, 알앤비 등 기능성발효유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국제인증 획득해 해외수출 위한 발판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증제도를 획득해 해외수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국제인증 획득 시 검역과 통관에 유리하게 작용할 뿐 아니라 해당국가의 위생인증을 따로 획득하지 않아도 돼 수출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샘표식품은 지난해 10월 충북 영동공장에서 생산되는 된장, 고추장, 쌈장 등 모든 장류 제품에 대해 식품안전시스템 인증인 'SQF 2000(국제적 식품안전 및 품질경영시스템)'을 획득했다.
SQF 2000은 국제식품안전협회(GFSI)에 승인 받은 6개 국제 규격 중 하나로 식품회사에서 인증 받을 수 있는 신뢰도가 높은 국제 HACCP 규격이다.
특히 월마트, 까르푸, 코스트코, 테스코 등과 같은 세계 글로벌 할인점 등에서 SQF 2000 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식품 안전에 대한 신뢰를 인정받을 만큼 국제적으로 공인된 인증제도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정식품 자회사인 OEM 전문 기업 자연과사람들이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증을 받았다.
ISO22000은 식품산업의 위생관리를 품질경영시스템(QMS) 차원에서 접근해 국제표준화한 규격이다.
HACCP 인증의 경우 각 나라별로 운영방법이 상이해 수출 시 인증 효력에 대해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할 수 있지만 ISO22000은 국제적으로 통합된 식품안전경영시스템으로 수출을 할 때 국제적인 필수 인증으로 요구된다.
이달 5일에는 풀무원샘물이 국제적 식품안전 규격인 'FSSC 22000' 인증을 획득했다.
FSSC(Food Safety System Certification)22000은 HACC 등 이미 잘 알려진 식품안전 규격을 포괄할 뿐만 아니라 ISO 22000과 PAS 220을 함께 통과해야만 획득할 수 있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식품안전 인증 체계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중 FSSC 22000을 획득한 기업은 총 4곳으로 풀무원 샘물은 먹는 샘물 업계 최초로 FSSC 22000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
◇대규모 식품사고 예방 및 원가절감 등 정부도 적극 홍보
정부도 식품안전인증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식품안전인증제도를 통해 식중독 등 대규모 식품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생산원가 절감으로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12월부터 HACCP 의무적용이 시행되는 7개 의무적용 품목 대상업체 350개소를 선정해 업체당 1000만원씩 총 35억원을 보조금 형태로 무상 지원한다.
또 의무적용과 자율적용 대상업체를 위해 현장기술지도(800개)와 책임전담제를 운영해 기간 내 해썹을 지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한다.
특히 어린이 등이 즐겨 먹는 피자업체에 대해 시설규모에 따라 HACCP 적용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식용유지, 당류, 밀가루 등 소재식품에 대해서도 HACCP 기준서 개발 등 대상 식품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