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솔직히 데이터 무제한 필요없습니다. 매달 3~4GB면 충분히 쓰고도 남아요"
30일 서울지역 휴대폰 매장을 찾은 기자에게 통신3사의 직영점 판매원은 모두 LTE휴대폰을 권했다.
통신3사의 LTE 전쟁이 불붙으면서 기존 고객과 이동 고객을 잡기 위해 '통큰' 기계값 할인과 요금할인으로 총력전을 기울인 결과다.
통신사는 LTE의 무제한 요금이 없기 때문에 LTE 수익성이 3G보다 커 단말기 가격 지원과 보조금 공세 등을 퍼붓고 있다.
◇첫달만 비싼 요금 확정.. 할인 혜택 키우는 '비밀꼼수'
서울 중구의 한 LG유플러스 직영점에서는 LTE고객 유치를 위해 첫달만 비싼 요금을 확정해두고 바꾸는 꼼수로 할인 폭을 키웠다.
6만2000원 요금을 기준으로 이곳에서는 30개월 기준시 LG전자의 옵티머스 LTE는 출고가 67만원에서 매달 기기값 할인 2만1300원, 요금할인 1만9800원을 적용해 매달 기기값은 1500원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의 경우 기계출고값 84만5200원에서 기기값 할인 2만7100원과 요금할인을 적용하니 매달 기기값은 7300원이다.
그러나 기자가 갤럭시노트를 구입하고 싶지만 기기값이 부담된다고 난색을 표하자 판매원은 '비밀꼼수'를 소개했다.
8만5000원 요금을 적용했을 때 받는만큼의 혜택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8만5000원 요금을 적용한 것처럼 계약하고, 다음 날 다시 요금제를 바꾸면 갤럭시 노트의 경우 기기값 기준으로 매달 5700원씩만 부담하면 된다.
이에 판매원은 "본사에서 LTE고객을 잡기 위해 기계값 할인 등 정책적으로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고객도 똑같이 모신다'..혜택 없던 기변고객도 LTE로
마포구의 SK텔레콤 직영점도 비슷했다.
이곳 판매원은 "본사에서 고객이 LTE폰을 싸게 느끼게 하려고 가격표를 짜줬다"며 "LTE를 놓칠까봐 많은 혜택을 주고 있어서 최근 가입자의 90%가 LTE고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통신사에 뺏기지 않게 하기 위해 신규가입 뿐만 아니라 기존 SKT고객도 잡으려고 본사에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똑같은 할인 혜택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30개월 약정을 기준으로 옵티머스 LTE의 경우 기기값이 -4만4340원일 만큼 단말기 가격 지원이 컸다.
판매원은 최근 설연휴를 기준으로 할인 폭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1년 전 구형기기와 신형 LTE폰 기기값 똑같아
후발주자로 나선 명동의 KT 직영점도 마찬가지였다.
KT의 경우 1년 전에 출시된 기기와 최근 나온 LTE기계 출고값이 똑같기 때문에 LTE 휴대폰에 큰 혜택을 제공한다.
가입비, USIM비 등 추가로 필요한 요금 무료는 물론 월말 실적을 위해 '눈치'껏 할인 혜택을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KT판매원은 "본사에서 KT가 늦은만큼 아무래도 LTE에 지원이 크다"며 "타사보다 프로모션 혜택은 가장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점의 경우 6만2000원 요금을 적용했을 때 갤럭시 노트는 매달 기기값만 1만7813원, 베가의 경우 3641원을 부담한다.
◇ 서울 중구와 마포구 직영점에서 요금 안내를 받아 작성한 표.
◇통신사.. LTE수입, 3G보다 큰 점 악용?
이처럼 통신3사의 LTE할인폭이 매우 크자 소비자들은 대리점 판매원 말에 현혹된다는 입장이다.
휴대폰을 바꾸려고 대리점을 찾았다는 이모씨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 LTE폰은 절대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3G보다 저렴하고 할인 혜택이 커서 매우 고민된다
"고 말했다.
이와관련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 고객의 70%가 LTE폰을 찾는 만큼 정책적으로 혜택을 주고 있지만 대리점마다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매달 어느정도의 할인 한도를 정해주지만 대리점마다 가입자 유치의 5~6% 수수료를 줄여가며 할인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판매점 사장은 "통신사에서 LTE폰 유치 실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매달 LTE폰 할당 판매 건수를 채우지 못하면 수수료를 차감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통신사들이 3G이익보다 LTE폰 이익이 크기 때문에 가입자 전환을 위해 대리점을 닥달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