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경기둔화가 한층 선명해졌다. 내수 부진에 재고는 쌓이고 공장은 멈췄다.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2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소비도 줄어드는 등 국내 경기 적신호가 선명해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10월 0.6%, 11월 0.3%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광공업 생산이 2개월 이상 연속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12월 이후 36개월만에 처음이다.
◇내수 부진..제조업 관련 지수 일제히 악화
경기둔화의 모습은 내수지표들에서 확인된다. 12월 서비스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6%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해 2월 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운수(2.7%), 교육(1.7%) 등에서 증가했지만 도매·소매(-1.2%), 금융·보험(-1.2%)등이 감소해 전월비로는 보합에 머물렀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대비 0.2%감소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증가했으나 컴퓨터·통신기기, 승용차 등 내구재가 줄어든 까닭이다. 전년동월대비 1.5%증가했지만 전분기대비 2.2%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출하, 재고, 가동률 등 다른 제조업 지수도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품출하는 전달보다 0.4%증가했지만 전분기대비 1.0%감소세를 보였다. 생산자 제품재고는 전달에 비해 2.8%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및 부품(8.4%)과 기계장비(8.4%)의 재고증가가 두드러졌다. 재고가 늘고 출하가 줄면서 재고/출하비율(재고율)은 116.9%를 기록, 전달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도 전달보다 1.9%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 영상음향통신(-21.0%), 기계장비(-5.9%), 전기장비(-7.3%) 등이 특히 부진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7.6%로 전달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연간으로는 2010년과 같은 81.2%를 기록했지만 월별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 2008년 8월 76.4%를 보인 이후 2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즉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재고는 쌓이는데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은 떨어진 것이다.
투자활동도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8%증가세를 보였지만 한달만에 7.5%포인트 증가폭이 감소해 12월엔 전월비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1% 줄어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최근 실물지표 둔화와 함께 동행지수도 4개월 연속 하락했다"며 "현재의 경기는 둔화측면에 있다"고 밝혔다.
◇향후 경기 더욱 불안..'중동정세 불안 주목'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 비농가취업자수 등이 늘었지만 광공업생산지수, 제조업가동률지수 등이 감소해 전월비 0.1포인트 하락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1월 0.1%포인트, 12월 0.4%포인트 로 두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은 건설수주액, 종합주가지수, 금융기관유동성 등이 증가한 까닭으로 설명했다.
향후 경기 전망을 보이는 선행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 분위기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향후 경기 방향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2개월 연속 상승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우리 경제가 수출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대외 경제의 불확실한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경제의 둔화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동정세 불안 등으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재정부는 이란 핵개발 의혹에 따른 제재확대로 국제유가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원유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경계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해 한해동안 광공업생산은 전년비 6.9% 증가했다. 지난 2009년 0.1% 감소한 이후 2010년 16.2%로 급반등했다가 다시 곤두박질 친 것이다.
전산업 생산과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3.8%, 6.9%, 3.2%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