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최근 카드자산과 이용실적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 2003년에 이은 '제2'의 카드대란 발생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카드자산이 79조원으로 카드대란 당시보다 많아졌고, 카드이용실적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대란 직전인 지난 2002년 말과 비교할 경우 카드대출의 비중이나 규모가 크지 않아 카드대란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03년 카드대란은 정부가 지난 1999년 카드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리스크에 대한 준비 없이 신용카드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어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다.
◇카드자산 79조, 이용액 560조..카드대란 때 보다 많아
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카드자산은 79조3000억원으로 2003년 당시 77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만큼 카드사의 몸집이 커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카드 이용액도 558조원을 기록,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677조8000억원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카드사태가 일어난 2003년(517조원)보다는 늘었다.
신용카드 수도 2009년 말 1억장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1억2000만장을 돌파했다.
제2의 카드대란이 오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증가세 때문이다.
◇2002년 카드대란 직전과 상황 달라
그러나 수치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어서 단순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카드대란 발생을 점치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금보다 카드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며 "대출의 비중이나 연체율을 보지 않고 숫자 규모 만으로 대란을 우려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000년 초반에 일어난 카드대란은 카드 발급에 대한 통제가 없어 상환 능력이 부족한 고객에게도 무분별하게 발급됐다는 의견이다. 생계형 자금보다는 소비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으로 신용 이상의 소비가 이뤄졌다는 것.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카드 대란 직전에는 신용등급이 낮아도 카드발급이 이뤄지는 등 카드발급에 대한 통제가 없었다"며 "고객에 대한 한도 설정도 카드사간의 공유가 안됐기 때문에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당국도 카드사의 외형확대를 제재하고 감독을 강화하고 있어 당시보다 리스크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준비가 덜 된 당시와 같이 카드대란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카드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요소인 연체율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업카드사 연체율은 1.91%로 전년대비 0.23%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말 28.3%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치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연체율이 증가했지만 이는 카드사의 외형확대 자제 및 금융당국의 감독강화에 따른 자산증가세 둔화에 기인한 것"이라며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카드 연체율은 2003년 카드대란 당시 28.3%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자본도 카드대란 당시보다 높아 양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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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