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쿨링오프제’ 등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했던 게임규제 특별법은 무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부 부처 관계자는 “국회 교과위 등에서 게임규제 특별법을 통과시킬 의지가 약해졌다”며 “교과부 특별법은 여야가 대립하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내일 법제사법위원회에 기습 상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과위가 발의한 게임 규제 특별법은 ▲ 게임 이용 시간이 2시간을 넘을 경우 강제로 10분 쉬게 하는 ‘쿨링오프제’ ▲ 학생들에게 시험용 게임 제공 금지 ▲ 교과부 산하 학생인터넷 게임 중독 예방ㆍ해소 위원회 설치 ▲ 교과부ㆍ여성가족부 장관 청소년 게임 합동조사와 게임물 등급 재조정 반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교과위 소속 일부 의원은 학교 폭력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게임 규제 특별법을 지난 7일 발의했다.
하지만 학교 폭력과 게임의 상관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과부가 게임업계를 학교 정책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강해지면서, 교과위 내부에서 특별법에 대한 논의가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 규제 특별법이 이번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18대 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소멸된다.
국내 게임업계는 산업 기반을 뒤흔들 수도 있는 규제 위기를 넘겼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게임 산업 규제 의지는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게임산업에 공해적 측면이 있다”고 밝혔으며 김황식 국무총리는 “게임 중독이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한다”며 공개적으로 게임을 '유해산업'으로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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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까지 나서서 게임 규제를 지지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과부, 여가부 내부에서 게임 규제 논의는 계속 되고 있다.
‘학교폭력 근절 종합 대책’에서도 정부가 게임을 규제하겠다고 이미 발표했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이대로 발을 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 ‘게임 규제’는 학부모와 교사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 총선결과와 상관없이 규제 기조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총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가 끝나면, 부처들간의 합의로 ‘쿨링오프제’ 등 새로운 규제 법이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게임 역작용을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정부 규제의 불합리성을 설득하고, 게임업계 자발적으로 게임 과몰입 등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게임 규제 강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