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은 통상 해당종목의 호재로 작용한다. 이는 "내 회사 주가가 오를 것을 자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주요임원이 경영권 양도 목적이 아님에도 자신의 주식을 매도한다면 이는 당장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된 것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상장사 주요임원들의 자사주 매매내역을 소상히 밝히도록 강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치테마주의 주가 흐름을 보면 이런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신일산업(002700) 최대주주 김영 회장은 이날 보유 중이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0만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고 이 가운데 65만8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고 밝혔다.
BW행사가 500원에 사들여 평균 1151원에 팔았다. 이번 매도로 김 회장은 주당 651원씩 모두 4억2836만원을 벌었다. 당장 지난달까지 BW행사가인 500원에도 못 미치던 주가가 이달에만 230%가 넘게 오른 덕분이다.
게다가 이날 최대주주가 보유지분의 15.47%에 해당하는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는 소식에도 이 회사 주가는 상한가인 1675원에 마감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대표이사 송권영 씨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같은 경희대학교를 졸업했다는 것.
물론 회사 측은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서도 "현저한 시황변동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으로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공시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주가급등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전환한 BW를 모두 매각하지 않고 84만2000주 남겨뒀다. '정치테마주'라고 하면, 아직도 매수에 뛰어들 이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여담이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에선 신일산업 말고도 경희대학교 출신 대표이사를 둔 기업이 23개가 더 있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대표이사가 17명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