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지난 17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철강사들은 경기침체와 업황악화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상반된 실적에 따라 울고 웃으며 희미가 갈렸다.
◇ 현대하이스코, 현대차그룹 시너지 '톡톡'
지난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1조306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 큰 폭으로 늘었다. 현대제철은 제품 생산량도 판재류 860만톤, 봉형강류 758만톤 등 총 1618만톤을 기록해 고로 가동 2년 만에 연간 제품 생산량 1600만톤을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다. 판재류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53.1%를 차지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봉형강과 철근, H형강, 열연 판재류 등 여러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뒀다"며 "후판의 비중이 크지 않아 조선업 업황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19% 증가한 8조1703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1.8% 증가한 4351억원, 당기순이익은 53% 증가한 297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산업 등 관련산업의 호황에 따른 제품판매 증가와 제품가격 인상에 힘입어 매출신장을 기록했다"며 "이 같은 매출증가가 이익률 확대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 분석한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린 현대하이스코가 냉연설비를 늘림에 따라 현대제철의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설비 증설이 모두 현대제철의 수익으로 연결된다고 볼 수는 없어 현대차그룹 수혜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 포스코·동국, 글로벌 경기불황에 '울어'
반면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지난해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국내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개별실적)은 39조172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조196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32조582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0.7%로 전년보다 4%나 떨어져 체면을 구겼다.
포스코는 한때 10%후반에서 20%를 넘는 이익률을 기록했지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영업이익률이 줄곧 10% 초반대를 맴돌고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지만, 이를 철강제품값에 반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자재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수요업계인 조선, 건설 경기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조선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액은 1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2% 줄었고, 순이익 역시 92.1% 크게 줄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매출액의 50% 넘게 차지하는 후판의 판매가 부진했고, 단가도 떨어짐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후판시장은 하반기부터 조선사의 재고가 넘쳐 시황이 급격이 악화됐다. 그 결과 조선사의 가격인하 압박이 거세 동국제강에게는 혹독한 한해였다.
철강사들은 올해 1분기가 철강시황의 최악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하반기 점진적인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