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10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21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4년6월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비자금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온 이 전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3) 전 상무에 징역 4년에 벌금 2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이호진과 이선애의 각 횡령, 배임 혐의는 피고인들이 300억 원 이상을 태광산업 등에 반환하여 피해가 상당부분 회복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피고인들의 이 부분 범행이 다수인의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고 장부조작 등의 방법이 적극 동원된 것이어서 범행수법이 불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부분에 있어서는 피고인 이선애가 범행을 주도했고, 피고인 이호진이 가담정도가 낮다고 볼 수 있으나, 피고인 이호진의 태광그룹에서의 지위, 범행에 관여한 정도, 피고인 이선애와의 관계, 범죄수익의 향유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 이호진이 사실상 압력 등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소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하였다거나 임무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며 “엄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전 회장의 신병에 대해 “실형이 선고되었으나 3월 2일까지 구속집행정지되어 있으므로 다음 주 중에 피고인과 변호인이 제출하는 의료진의 소견서 등에 나타난 건강상태, 치료계획 등을 참작해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회장 모자는 무자료거래, 허위회계를 통해 약 1432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하고 약 31억원의 조세를 포탈하는 등의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
이에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7년에 추징금 70억원을, 이 전무에게는 징역 5년에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