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씨간 상속재산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CJ그룹이 최근 일어난 이재현 회장 미행 논란을 계기로, 중재에서 손을 떼거나 이맹희씨를 더 적극적을 도울 가능성도 있다.
삼성그룹도 이에 맞춰 본격적인 소송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J, '원만한 해결'에서 선회
CJ그룹은 이맹희씨가 선친인 이병철 회장의 상속재산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애초 "그룹과 관련이 없는 문제"라고 했다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쪽으로 빠르게 선회했었다.
삼성그룹도 "CJ가 중재를 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며, 소 취하를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맹희씨가 소송 진행을 위한 인지대 22억원을 납부하면서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삼성 측은 "CJ의 해결의지를 믿고 있다"며 CJ의 협조를 압박했지만, 삼성의 기대와 달리 이재현 회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 CJ “삼성, 이 회장 미행했다”..삼성 “수사결과 지켜보자”
CJ는
삼성물산(000830)의 중간 간부가 이재현 회장을 미행한다는 의심을 갖고 있다가 21일 교통사고 처리를 위해 경찰서 신고 뒤 관련 사진과 자료 등을 2개 중앙일간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언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 처리 때
삼성물산(000830)이나 CJ 얘기는 없었고, 단순 교통사고 처리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이 그렇다면 CJ측은 미행을 의심했으면서도 삼성측에 직접적인 항의를 하거나 경찰에 바로 미행에 대한 고발을 하지 않고 일부 언론을 통해 관련 의혹을 부각시킨 셈이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CJ가 소송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미행 등 삼성의 부도덕한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상속 다툼, CJ '느긋' 삼성 '다급'
결국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CJ는 ‘미행 논란’을 계기로 이건희-이맹희씨 형제간 상속재산 다툼에서 한 발 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CJ측 인사들은 하나 같이 “오너를 미행하는 삼성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이맹희씨의 소송을 그룹 차원에서 도와야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다급해진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CJ가 발을 빼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이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처할 수 밖에 없게됐다"며 "재판이 시작될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삼성"이라고 평가했다.
이맹희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측도 '합의' 보다는 끝가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