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리데스 "불평등 해결 위해 정부의 적극성 필요"

입력 : 2012-02-23 오후 5:05:57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2010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교수가 "불평등 완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Christopher Pissarides)런던정경대(LSE)교수
피사리데스 교수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 2012'에서 "복지를 하면서 성장에 대한 유인책을 유지하고 분배를 달성하는게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너무 높은 세금과 낮은 보조금이 인센티브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복지정책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인센티브를 계속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유럽의 복지국가처럼 너무 높은 과세를 할 경우 기업가들로부터 유인책을 갖지 못하게 한다"며 "균형을 맞춘 조세제도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칸디나비아가  균형을 맞춘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저소득 노동자에게 일자리 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안정망을 통해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복지와 관련해 피사리데스 교수는 "OECD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의 복지비율과 세수 수준은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OECD 수준으로 복지를 높이게 되면 세금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에 지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복지와 세금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한국은 이를 실현할 가능성 있지만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 이하 일문일답
 
▲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유럽 재정문제 해결방안과 경제위기에 대한 국제공조에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 유럽의 재정위기는 1년전부터 시작됐다. 쉽게 회복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 그리스가 실마리를 풀고 있는데, 그리스가 해결이 안되면서 디폴트되고 다른 국가로 번졌을 것이다. 국가부채에 대한 불확실성 높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긴급 금융 펀드 조성에 자금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사한 문제 재발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 한국의 역할은 유럽 안정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단지 기부가 아니고 이자를 받기 때문에 부담없이 유럽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불평등 완화를 위해 국가가 해야할 역할은 무엇인가.
= 불평등 완화에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다.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고소득층 과세를 통해 부의 배분을 가져와야 한다. 어려운 점은 '혁신'을 꺾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높은 세금과 낮은 보조금은 인센티브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성장 유인책을 계속 가져가면서  분배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균형을 맞춘 국가다.
 
▲ 한국 정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자 한다. 조언을 한다면.
= 한국처럼 발전된 국가는 고용증가를 위해 서비스산업 발전이 유일한 방법이다. 생산성 증가에 따라 노동자 수는 줄어들게 된다. 저숙련 서비스, 의료, 가정관련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이 커진다. 후기산업사회에서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는 불평등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서비스 일자리로 인해 임금 격차 커진다. 예를들어 전문직서비스와 저숙련 서비스 종사자의 임금 차는 커지게 된다. 서비스 경제가 후기산업사회에 필요하지만 수입의 격차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 한국은 최근 복지공약 쏟아내는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포퓰리즘 문제 제기와 함께 재정건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 OECD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의 복지비율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수 수준도 낮다. OECD 수준으로 복지를 높이게 되면 세금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에 지장을 받는다. 복지와 세금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한국은 현실 가능성 있지만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다.
 
▲ 글로벌 인재가 매우 필요하다. 한국 학생들에게 노벨 수상자로서 조언한다면,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나.
= 한국은 세계적으로 대학진학률이 높은 국가다. 미국이나 서유럽에 박사과정하는 한국유학생이 많다. 이처럼 높은 교육열을 가지고 있지만 노벨상이 목표가 돼선 안된다.특별한 주제를 만들어 이것을 해결해야지, 노벨상만 받겠다고 생각하면 어렵다. 특정 주제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이 좋다. 불평등성에 대해서도, 경제학 박사과정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결해서 투명하게 사람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
 
▲ 지속가능한 성장에서 인적자본의 중요성을 설명해달라.
= 중요한 것은 인적자본이다. 인재가 없으면 기술 개발도, 도입도 어렵다. 하지만 인적자본이 성장에 어느정도 기여하는지 증명하기 어렵다. 인적자본 없이 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 최근 우리나라에서 재벌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재벌들이 중소 영세 영역까지 침해하는 것을 어떻게 보나.
=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규율과 제도가 잘 정비해 독과점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대기업이 자금력을 이용해 독과점을 하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면 우호적일 수 있다. 부정부패나 특혜에 연루되지 않았는데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복지를 통해 영세상인을 지원해야 한다.
 
▲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의견, 유럽의 고용없는 성장은 과도한 복지에 대한 것이라 비판이 있는데.
= 대기업의 역할, 공생발전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의미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금이나 이익이 병행하지 않으면 의미없다. 이 대통령의 제안은 의미있지만 대기업에게 부탁하기 보다 정부가 사회적 기업을 하거나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 좋다. 저소득노동자의임금인상에대해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도 있다. 유럽은 성장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성장한다면 재정문제가 해결 가능할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는 가장 큰 복지국가임에도 위기에 타격 안받고 성장을 이어간다. 인센티브가 잘 짜여지지 않은 국가는 이런 문제들이 있어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덴마크나 스웨덴은 성공적인 경제를 가지고 있다. 유럽정치인이 해야하는 것은 민간분야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성장을 부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 한국은 인구 고령화 문제로 나이든 퇴직자의 일자리 문제가 생기고 있다. 또 전 연령대에서 실업이 확산되는데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가.
= 인구구성비적인 변화에서 OECD 국가가 시급히 다뤄야하는 문제다. 고령자는 은퇴연령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적어도 은퇴연령이 70세까지 연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연금이 탄탄하지만 은퇴연령이 높아지지 않으면 재정 건정성을 헤칠 것이다. 유인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실업은 경기침체가 일어나면 젊은이가 크게 체감한다. 기업이 채용을 줄이는 첫번째 대상이기 때문이다. 더 진행되면 직원을 해고한다. 경기침체 초기에 영향을 받는 것은 젊은층이다.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 한국은 젊은이들이 가진 기술력과 기업이 원하는 것과의 미스매치가 많다고 들었다. 정부의 보조금을 이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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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