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상실한 금감원…“농협 전산장애 조작실수일 뿐”

입력 : 2012-02-24 오후 3:08:20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농협에서 잇따라 전산사고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은 이를 '단순 조작실수'로만 판단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농협은 지난 23일 오전 2시부터 7시까지 5시간 동안 타행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인터넷뱅킹 접속이 안되 일부 거래가 중단됐다.
 
지난해 4월 북한소행으로 알려진 창구업무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모든 거래가 중단되는 전산대란에 이어 벌써 5번째 전산장애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불편을 겪는고객들의 불만과 원성도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별일 아니다'는 등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직무유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농협 전산장애는 농협의 신경분리 문제와 겹쳐서 문제가 크게 지적되고 있는 것이지 특별한 문제는 아니다”며 “현재까지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며 단순히 내부 운용자 조작 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전산장애가 농협 인증서를 이용한 인터넷뱅킹 접속은 가능했던 점으로 미뤄 내부 문제가 아닌 외부 문제로 농협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부 인증서를 불러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어서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징계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조사에서 검사로 전환되는 작업을 해야 하지만 최근 일어난 농협의 전산장애에 대해서는 검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올 1월 체크카드 현금인출서비스 중단돼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그럴 수 있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1월 전산사고는 내부 운용자가 복수로 했어야 하는데 이것이 지켜지지 않아 복수의 운용자를 두라고 이야기 했다”며 “전산관련 책임자가 챙겨야 될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전산장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A은행 관계자는 “전산 프로그램 교체 등은 당연히 둘 이상 담당자가 하도록 돼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시중은행으로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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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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