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김경준 BBK 투자자문 대표를 찾아가 귀국을 종용한 박근혜 측 인사 두 명에 대한 베일이 벗겨졌다.
지난 23일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씨를 만나고 온 유원일 전 의원에 따르면 한 명은 현역 여성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검찰 출신의 18대 총선 낙선자로 드러났다. 두 사람 모두 19대 총선 새누리당 예비후보다.
유 전 의원은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뒤, 당초 알려진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점에 대해 “김씨가 한국 사정을 잘 몰라 제게 전한 내용이 그대로 보도됐는데, 확인한 결과 남성은 검찰 출신의 18대 총선 낙선자임이 밝혀졌다. 여성은 18대에서 저와 동료였던 현역 의원”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기자의 숱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23일자 단독보도(박근혜, BBK 김경준 입국 시도했었다)를 통해 박근혜 후보 측 인사 두 명이 미국으로 김씨를 찾아와 “한국으로 돌아가 BBK가 이명박 후보 것이란 사실만 밝혀 달라. 그것만 밝혀주면 게임은 끝난다”고 조기입국을 시도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이 돌아간 직후엔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인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찾아와 “대선이 끝날 때까지 귀국하지 말아 달라”며 정반대의 요청을 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이는 지난해 9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폭로로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신 전 차관은 당시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대선캠프의 지원을 받아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갔다.
유 전 의원은 현재 김씨의 유일한 대외통로로 오랜 기간 면회를 통해 신뢰를 형성해왔다. 유 전 의원은 또 김씨 모친인 김영애씨 요청에 따라 김씨와 가족을 잇는 메신저 역할도 도맡아왔다.
17대 대선을 관통했던 BBK 의혹이 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그 진실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실 관계에 따라 총·대선에 미칠 파장도 가늠키 어렵게 됐다. 유 전 의원은 현재 김씨 진술 내용을 토대로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파일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의 입에 초점이 맞춰지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