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뉴스토마토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권순욱의 정치토크> 3화에서는 한나라당의 재창당을 요구하며 탈당한 김성식, 정태근 의원과 정치개혁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지난 28일 뉴스토마토 사옥에 위치한 아르떼홀에서 열린 대담은 권순욱 정치경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하는 대담 전문이다.
◇대담 : 권순욱 정치경제부장
◇정리 : 이나연 기자
◇영상 : 박수현 기자
권순욱(이하 권) -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성식, 정태근 의원을 모셨다. 작년 12월14일 탈당계가 처리됐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나.
김성식(이하 김) - 선거가 다가오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주민들한테 때론 걱정하는 소리도 듣고. 또 2월 국회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상임위 활동을 하며 바쁘게 보낸다.
정태근(이하 정) - 출마 여부에 대해 뒤늦게 결심하게 돼 여러가지 경황이 없었지만 꾸준히 선거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무소속으로 준비하다 보니까 정당에 속해있을 때보다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 이번 마지막 국회 때 우리 중소기업을 위해 통과시켜야 될 법이 몇 가지 있었다. 그런 문제에 대해 상당히 애를 썼는데 꼭 통과시켰으면 했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라든지,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법 개정이 안되서 굉장히 화도 나고, 아쉽기도 했다.
권 - 사실 지금 무소속이다. 현대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당이 정치를 하는 것이다. 무소속으로 하니까 어떤가. 총선 시즌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회에서 정책을 만들고 하는 것은 소홀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당의 바람막이랄까, 비빌 언덕이랄까 그런 것이 없어도 아쉬움을 덜 느낄 것 같다. 정당을 떠나오신 입장에서 무소속의 처지는 어떤지.
정 - 지역에 가면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양당의 뿌리깊은 기반이 있다. 그것을 벗어나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동안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을 포함해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굉장히 컸다. 김성식 의원님도 마찬가지겠지만 비교적 소신있게 의정활동을 해온 것에 대해 평가도 해주시고 앞으로 그런 점들이 더욱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 그런 것에 힘을 받아서 어렵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권 - 김성식 의원님은 어떤가.
김 - 불편한 것은 여야간 합의가 잘 안되면 본회의가 언제 열리고 무슨 내용으로 진행되는지 이것을 일일히 개인적으로 파악해야하는 점은 어렵다. 저나 정태근 의원이나 예산이나 입법활동의 측면에서 나름대로 자기의 생각을 하고 있고, 많은 여야 의원님들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해왔다. 입법활동 자체에 대한 어려움은 거의 없다. 그런데 어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문제다. 시한도 넘겼는데 끽해서 여야정당이 합의해온 게 300명으로 한 명을 더 의석을 늘리는 합의를 했다. 제가 트위터에 '저는 반대입니다'라고 올렸더니 한 트위터리안이 '맨날 여야 몸싸움 하더니 그런 거는 합의잘하네'라며 조소 아닌 조소를 보내주셨다. 우리 정당들이 안정되어 있다면 무소속으로 정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그런데 우리 정당들은 한 번에 자기 개혁을 해야하는 엄중한 상황에 있다. 저희도 그런 차원에서 탈당하게 됐다.
권 - 탈당하실 때 한나라당 개혁을 외치시다가 개혁이 안될 것 같아서 탈당하신 거잖아요. 일종의 쇄신을 주장하셨는데 한나라당에서 잘 반응이 안되고 하는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하에서 정강정책도 새로 다듬고, 국민들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탈당 하기 전의 한나라당과 지금의 새누리당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은?
◇"MB노믹스와 싸우느라 힘들었다..새누리당, 국민들 눈에는 미흡"
김 - 우선 정강정책 면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저나 정태근 의원이나 18대 국회에 들어와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 이른바 MB노믹스와 정말 무지하게 싸워왔다. 여당의원이지만 소신껏 부딪혀왔다. 너무 과도한 감세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금융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부분도 마찬가지다. 고환율 정책같은 거, 중소기업 영세상인들 보호, 안전망 강화 등을 계속 강조하며 부딪혀왔다. 새누리당이 되면서 정강정책 핵심이 일자리와 복지 경제민주화로 가닥이 잡힌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민들은 정당이 좀 민주화가 되고 실권자나 권력자,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소신껏 민심을 대변하는 정치를 원하는 것 같다. 그 점은 아직도 시험대에 놓여있다. 정당의 자기변화를 위해서는, 그때 디도스사건이나 대통령 사저 문제 사건이 많이 터지지 않았나. 한나라당이 근본적으로 신당 수준의 재창당을 해야만 국민의 닫힌 마음에 빗장을 열고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것을 요구하면서 탈당한 것이다.
권 - 지금 새누리당 체제가 조금 전 김 의원이 말한 체제로 변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나.
정 - 국민들의 시각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도 흡족하게 변화했다고 국민들이 평가하지 않을 것 같다. 국민들은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요즘 여러가지 양상들을 보면 뭔가 더 잘해서 표를 많이 얻는 것보다 서로 실수를 하거나 감점을 해서 나아보이는 양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할 때다. 특히 오랫동안 몸담았던 새누리당의 경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여론이 굉장히 높지 않나? 보다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흡한 점이 많이 있다.
김 - 제가 동네를 다녀보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진정한 반성문을 하나 쓰고 제대로 실천하길 바라시는 것 같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M&A는 한 것 같은데 내부혁신이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정태근 의원이 18대 국회에 들어오자마자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이지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을 현정부가 쓰면 안된다. 지난 정부의 경우에도 나름대로 긍정적인 게 있고 잘못한 것을 고쳐가면 되는 거지, 통째로 매도하면 안된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권 - Anything But Roh가 대표적으로 그렇지 않나.
김 -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잃어버린 10년으로 지난 10년을 매도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해온 것 아니겠나. 저는 지금이라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4년간 있었던 국정에 대해 진솔하게 국민들에게 털어놓고, 그 점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던 정당 현실에 대해 자기반성을 하는 말 한마디가 천냥빚을 갚을 것 같다.
권 - 정치개혁 문제와 정책의 문제 두 가지를 나눠서 정치개혁부터 여쭤보겠다. 조금 전 정당의 민주화 말씀하셨다. 제가 기자로서 외부에서 봤을 때 비대위 체제 자체가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저런 게 존재해야 되는 건가. 80년대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국보위 같은 그런 게 연상이 된다. 비대위라는 것은 정상적인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다 엎어버린 것이다. 비대위 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당 민주화를 말씀하셨기 때문에 여쭤보는 것이다.
김- 요즘 개그콘서트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한나라당이 정상적으로 선출된 지도부를 갖고 변화하기 어려워 비대위라고 하는 당을 운영하는 새로운 권력을 만들었다. 당원들과 의원들의 동의하에. 그래서 비대위 자체를 탓할 것은 아닌데, 그 이후의 과정은 저희는 이미 당을 나왔기 때문에 잘 알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많은 의원들이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문제제기를 한다. 아마 그것은 비대위라는 형식보다도 솔직히 말해서 새누리당이 중심되는 권력에 익숙하게 당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4년은 한나라당을 하면서 소위 친이 중심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풍토가 있는 것이고, 지금은 비대위 중심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풍토가 한나라당 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거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이 소위 쇄신파라는 사람들이다. 제가 보기에는 운영상에도 문제가 있지만 보수정당을 보다 더 활력있게 그리고 토론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문제도 자유롭게 제기될 수 있는 풍토로 당을 바꿔가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김 -그냥 당론따라서, 실권자따라 정당활동하고 국회활동할 것이라면 국회의원 3~4명만 있으면 될 것 같다.
권 - (웃음) 그렇겠죠. 토론한 일도 없을 테니까.
김 - 새누리당 1명, 민주통합당 1명, 진보적인 정당으로 1명.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 논의하고 있듯이 저는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헌법과 국회법 이렇게 돼있다. 당론에 구속되지 말고 양심껏 국익에 따라 표결하라.
권 - 국회의원 1인이 헌법기관이니까.
김 - 그렇다. 그래서 진정한 정치개혁의 출발은 비대위를 통해 한번에 제대로된 집중적인 개혁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국회의원 개인이 자신의 타성으로부터 혁명적인 변화를 해야 한다. 청와대가 호루라기 분다고 따라다니고 그러면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 탈당 검토할 필요 있다"
권 - 우리나라 과거를 보면 역대 대통령들 임기 마지막해에는 자신이 소속하는 정당에서 탈당을 요구받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심지어 자기 몸담았던 정당 당원들이 화형식까지 했다. 2007년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열린우리당이 완전히 해체되는 과정, 대통령이 탈당하는 과정이 지금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정치가 참 의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차별하라는 말 한마디를 통해 자신들이 4년동안 해왔던 입법활동,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이 그냥 대통령 혼자한 것인가. 국회에서 입법활동으로 다 뒷받침된 것 아닌가. 저희가 볼 땐 그렇다. 그런데 지금와서 대통령 1인한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은 책임이 없는 것인양 간다. 저희가 보기에는 그렇게 보인다. 어떻게 봐야할까.
정 - 저는 조금 다른 견해다. 저 자신이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는 데 상당히 역할을 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뜻을 많이 외면한 게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인사의 문제다. 그동안 측근들 돌려막기 인사, 심지어는 고소영인사 등의 얘기가 계속 나왔음에도 수정하지 않았다. 소위 친이 주류라고 하는 사람들을 통해 계속 운영해오다가 문제가 됐던 것이다. 지난주에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오랜만에 하셨는데, 그 자리에서 마음 아프다는 말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인사문제를 비롯해서 측근들의 비리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안하셨다. 국민들은 대통령께서 진솔하게 사과를 하시면 그것을 더 질책하지 않는다. 그것은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그렇고 새누리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통령께서 무슨 전사처럼 야당하고 싸울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보기에 대통령과 청와대와 정부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 솔직한 태도를 보여주기를 국민들은 더 바라고 있다. 그것은 정작 안하시고 야당과 맞서는 모습들로서, 물론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런 모습이 과연 국민들이 보기에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든다. 솔직한 심정인데, 올해는 양대선거가 있다. 누구보다도 이 선거를 공정하게 중립적으로 관리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대통령께서 나서서 야당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시는 것이 야당입장에서 볼 때도 공정한가.
권 - 그런 시비가 있었다.
정 -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통령 스스로 공정한 선거를 관리하겠다고 자진해 당을 나오고 중립적인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문제도 검토하셔야 된다고 본다. 그러면 새누리당 입장에서 보면 훨씬 더 새누리당 스스로 상당히 청와대에 대해 견제역할을 못한 것에 대해서는 반성을 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중립선거내각을 만들기 위해 당을 나오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짢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안정의 측면에서 탈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 - 집권세력들은 자기가 잘못하지 않아도 생긴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총체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나 정태근 의원이나 저희 초선의원에게 주어질 수 있는 평가나 책임에 대해 모면하려고 하지 않는다. 저희가 당 개혁을 세게 요구하면서 탈당하니까 그동안 뭐했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당내에 십여명 정도 2008년에 처음 국회가 열리자마자 그때부터 현 정부의 여러가지 경제민생정책에 대해, 잘못된 인사에 대해 싸워왔던 사람들이 있다. 그 흐름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했지만 저는 이런 것이 소금 역할을 해서 앞으로 당 안팎에서 에너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의미가 있다. 돌아보면 지금 87년 민주화운동을 해 대통령 단임제가 생긴 이래로 역대 대통령 다섯 분 나왔는데 한 분도 끝이 좋으신 분들이 없다.
◇"5년 단임제 개헌 논의 필요..선결문제도 많아"
권 - 이 부분에서 정치개혁 부분, 제도적인 부분을 들여다봐야 한다. 소위 87년 체제라고 하는데, 5년 단임제 대통령제 이 문제가 그동안 쭉 논의가 됐었다. 2007년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원, 국회의원 임기와 대통령 임기가 20년에 한번 일치를 하니까 대통령 임기를 바꾸자, 4년 연임제든, 중임제든 하자고 제안했다. 이게 일종의 일종의 책임정치, 단임제에서 오는 어떤 책임질 수 있는 주체가 사라진다. 대통령은 퇴임하면 끝이라서.
김 - 5년 단임제는 정권이 교대한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데 기여를 했다. 근데 바로 집권하자마자 국회 말도 안 듣고 심지어 자신의 정당을 만들기 위해 기존 정당을 파괴시키기도 하는 등 비일비재하면서 정치가 성숙하는데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집권하자마자 난 역사와 대화하지, 국회와 국민과 대화하겠다는 대통령은 한명도 없었다. 지금은 5년 단임제 폐해도 극복해야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런 얘기하면 국민들이 자기들 잘못부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탓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다음 대통령 후보들이 5년 단임제에 대해 이제 그만하고, 중임제 개혁논의를 대통령 선거 때 공략해서 활성화하고 바꿔나가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 점을 강조드리는 이유는 청와대가 당을 통제하고 당을 가지고 국회를 통제하는, 그래서 계속해서 정쟁하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위한 흐름이 생기기 위해서는 19대 국회의원들이 너무 당론에 메이는 사람보다도 소신껏 자기 판단을 갖는 국회의원들이 19대 국회에 많이 모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권 - 과거를 되짚어 필요가 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원포인트개헌을 주장했을 때 계속 거부당하다가 마지막에 대통령이 직접 발의권을 행사한다고 했을 때 각 정당이 무슨 약속을 했냐면 차기 국회가 구성이 되면 개헌 논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말씀하신 것처럼 19대 국회에서 뭘 하겠다고 했을 때 과연 그 신뢰를 어떻게 담보할거냐.
정 - 예를 들면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는 문제, 여러가지 개헌을 해야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권력구조 변화를 포함해서 저 스스로도 대통령제가 한국사회에 적당한 것이냐 하는 회의가 많이 든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상당기간 개헌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개헌을 하려면 사실은 상당히 정상적인 정치구조가 와야 한다. 여야간 대화와 타협의 정치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 하나는 권력을 쥐고 있는 집권세력이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 그 의도에 대해서 왜곡당하자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여야 양당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는 당분간은 개헌논의는 말로는 할 수 있겠지만, 공약으로 내걸 수 있는데, 그 공약이 과연 국민들의 공감 속에서 이행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스럽다. 개헌 이전에 사실은 정치를 정상화하는 것, 의회정치를 정상화하는 것, 가장 대표적으로 국회를 바꾸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게 국회법 개정이었다. 국회가 이제 격렬하게 싸우지 않고 그야말로 극단의 대립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국회법 개정을 해야하는데, 지금은 사실은 이번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런 조건 속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국회법을 개정하는 기회임에도 국회를 선진화시키는 법률조차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그 이상한 선거법 개정한다고 해서 그렇게 시간을 많이 끌었지않나. 저는 개헌의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 이전에 선결돼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
김 -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가 오랫동안 서로 적대적으로 공존하고 있다. 집권한 쪽에서는 항상 다른 쪽은 타도대상으로 사실상 규정했다. 그러다가 정권말기에 힘이 부치니까 개헌 이야기도 하고 연립정부 얘기도 한다. 그렇게 하기보다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다음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개혁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적인 문제를 정태근 의원이 잘 지적해줬는데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왜 필요하냐. 그게 몸싸움하는 것보다 모양이 좋으니까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지금, 예를 들면 남북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책의 방향을 떠나서 남남갈등이 존재하는 한 항상 북한 손에 놀아난다고 생각한다. 복지문제도 마찬가지다. 재원을 얼마나 늘리고 어디부터 급한 데를 막을 것인지를 여야간에 합의를 하면 되는데, 각각 자기 주장만 하다보니까 때론 재정건전성 갖고 논란이 벌어지고, 때론 복지 사각지대 문제 갖고 논란이 벌어지지 않나.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도 어느 정도 타협과 양보가 없이 이 문제가 해결되겠나. 우리 사회에 놓여져있는 몇 가지 문제들은 이제 한 정당이, 한 정권이 해결해낼 수 없다는 자각을 정치인과 국민 모두가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정부는 연립정부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바세나르 협약이든 유럽의, 팔메 스웨덴 수상을 통해 이뤄졌던 그런 사회적 합의 등 경험이 우리나라에는 없지 않나. 이런 사회적 자본의 축적없이 경제정책이든 사회정책이든 안정적으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권 - 그런 측면에서 지금 말씀하신 것들이 제대로 되려면 타인의 견해를 적으로 상정하고 타도대상으로 삼는 게 아니라 경청해줄 수 있는 문화, 의사표현 자체는 받아줄 수 있는 관용이 문화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보안법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하는, 우리나라에서 친북좌파니, 빨갱이니, 꼴통보수니 이런 단어들이 서로 적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민감한 문제이긴 한데.
정 - 민감한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2005년 국가보안법 개정 문제로 격렬한 대립도 있었고 협상도 있었다. 사실은 한쪽에서는 폐지를 주장했고 한쪽에서는 개정을 주장해서 그 당시 상당한 개정 내용에 합의를 봤다. 그런데 그 당시에 열린우리당쪽에서는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나는 외면할 수 없다, 그 사람들로부터 내가 지지를 받아야한다고 해서 협상을 결렬시키고 폐지로 몰고 갔다. 반대로 그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는 사실은 개정이라는 상당폭의 양보를 하면서 거기서 합의를 봤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또 반대하는 장외집회를 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단 말이다. 거기 지지를 생각하다보니까 내용상 합의를 본 게 깨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 쪽은 폐지, 한 쪽에서는 더 이상 양보 안돼 이것보다도 합의된 개정내용이라도 그 당시에 합의해서 통과를 시켰으면 상당히 진전이 온 것이었다. 제가 그 때 누가 책임있고, 누가 깰라고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여기서 실명을 얘기하지 않겠지만, 지금 정치의 변화라는 것은 꼭 내가 내세운 것을 전반적으로 관철시키는 것만이 승리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정치를 생각할 때 항상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 깊게 해야되지만, 동시에 정치 자체가 갖고 있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것, 이것도 굉장히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같이 이뤄지면 지금 당장은 부족해도 사실은 더 없이 많은 국민들한테 이로움을 주면서도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저는 그런 자세의 견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비정규직 문제, 중소기업 문제, 복지재원 문제, 남북문제 4대 특위 필요"
권 - 정책문제로 넘어왔는데, 활동하시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정책과 아쉬웠던 정책은.
김 - 돌아보면 너무 힘들었다, 사실은.
권 - 법안 발의해서 통과시킬 때까지 과정이 힘들죠?
김 - 제가 경제를 전공했지만 네오케인지언적인 입장에 서있기 때문에 쏟아져나오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싸우느라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 지나친 감세를 막았다는 측면에서나, 공기업 부채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국가재정 위험 요인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국가재정법을 바꾼 일이라든가, 카드수수료 민생 정책 등 해나갔던 부분들은 보람이 있는 일이다. 한편에서는 너무너무 힘들었고 한편에서는 나름 열심히 한 지난 4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감히 건방을 떨면 지난 4년 개별 국회의원 한명이 할 수 있는 일은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그런데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가 서로 물어뜯고 적대적으로 공존하는 이 구조, 청와대로부터 당 권력, 국회를 장악하려는 일련의 흐름과 맞서는 데 제 스스로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만에 하나 주민들께서 재선의 기회를 준다고 하면, 저는 해야할 일이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핵심적으로 중요한 과제,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문제,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 복지 재원 문제와 몇 가지 남북문제 포함해 19대 국회 때 특별위원회 4개 정도를 만들어서 여야, 정부, 시민단체 한꺼번에 만들어 표나 의식하고 상대방을 적대시하면서 싸우는 구조가 아니라 그 특위 내에 사회적 합의를 녹여내는 정치를 통해 우리 정치가 한단계 바뀌어나가는 그런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권 - 결국은 그런 정책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바람직한 정치질서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무소속으로 나와 계시고 낡은 진보와 낡은 보수를 말씀하셨는데, 사실 대놓고 말하면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양대 정당들이 존재한다. 그러면 그 구도를 깨뜨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 부분 부연해서 하실 말씀이 없으신지. 지금 소선구제하에서는 영남 68석, 호남 31석인가요.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구 가지신 분들도 있고, 수도권에서 될지 안될지 모르는 사투를 벌이는 분들도 계시고, 이해관계가 다르단 말이죠. 정치질서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지금 말씀하신 정책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여러가지 사회의 목소리를 같이 담아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김 - 그것에 대해서는 여러 정치학자나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이미 해답들이 놓여져 있다. 왜 지난 87년 이후만 따져도 이미 거의 20년 가까이 넘어간 시점까지 그런 정책이 안됐을까. 저는 다른 이유를 탓하기보다 이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타성과 싸우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저나 정태근 의원이나 당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탈당해서 무소속인데. 저희가 19대 국회 때 할 일은 뭐냐면 여야가 18대 국회 때처럼 싸우면 중간에 드러누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FTA 때 정태근의원이 단식하지 않았나. 진짜 힘들게 여야간에 제발 표결해서 정상적으로 토론해보자고 10일 이상 단식을 하면서 했듯이 누군가 소금 역할을 하면서 드러누워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각오가 되어 있다.
권 - 정책부분은 조금 있다가 말씀하시고, 그렇다면 새로운 정치질서를 추동해나갈 수 있는 정치세력화가 필요하지 않겠나. 그냥 무소속으로 계시기보다는.
김 - 정치권 내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다. 여야 의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발의해서 가령 우리 사회의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입법을 도출해냈다. 이런 사례들이 쌓여나가는 것 전례들이 쌓여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왜냐면 좋은 정치의 모습이 안 보이니까 주민들 입장에서는 할 수 없이 고향따라 찍으시는 것이다.
정 - 앞으로 정치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모든 정당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거기에 모든 것들을 종속시키면 안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 정치 나름의 과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혹시 내가 권력을 잡는데 불리한 것이 아닌가해서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을 안해버린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가 아까 지역주의적인 정치구도를 말씀하셨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그것을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도록 고민했던 것이 석패율제도다. 광주에서는 이정현 의원이 출마하고, 대구에서는 김부겸 의원이 출마를 한다. 그러면 석패율제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야 하는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문제를 고민하다보니까 안해버렸다. 그러면 민주당에 묻고 싶은 게 있다. 야권연대를 위해, 권력 획득과 관련해 당신들이 진보당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정치발전을 위해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것도 역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 아니냐. 만약에 이번에 석패율제가 도입됐다면 불모지인 지역에 양당에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고, 그 의석을 갖고 의원들이 주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주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저는 지금이 우리 한국정치의 양상이 권력을 획득한다는 것에 모두 집중하다보니까 정상적으로 풀어야 될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국회도 항상 싸우는 것이고, 그러다보니까 국민들은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무진장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국민들 민생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첨예하게 대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제도 마지막 국회를 하면서 중소기업이나 서민과 관련한 일은 밤을 새워서라도 통과시켰어야 한다. 그래서 저는 우리 정치가 지역구도를 넘어서는 문제도 마찬가지고,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마찬가지고, 권력을 중심에 놓는 것을 탓하지는 않지만 여기에 모든 것을 종속시키는 정치, 이것은 그만둬야 한다.
김 - 아까 말씀하신 새로운 정치를 만들 것인지 문제다. 이것은 여러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 방에 방법이 있는 것 아니다. 인재가 길러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지금 정치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이나 정치하는 행태, 모든 것의 발상을 바꿔야 한다. 한 정당이 집권해서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자기 하고 싶은 정치를 밀고 가면 된다, 이 발상을 바꿔야 한다. 발상을 바꾸기 위해서, 이런 자리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호소를 드리는 건데 타협할 생각을 안하고 독선 독주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시면 된다. 다음 정권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여러가지 비전에 대한 동의 플러스 정치적인 리더십, 적어도 연립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정도의 열린 마음을 가진 쪽을 선택해야 한다. 19대 국회 들어오자마자 언론도 도와주시길 바라는데, 4개 특별위원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남북문제, 복지 관련, 비정규직 정규직문제, 대기업 중소기업문제 이걸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권력정치적으로는 87년 체제라고 하고, 경제적으로는 97년 IMF체제라고 하지 않나. 그 이후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대중소기업간의 문제가 더 생기고 그러면서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여러가지 금융리스크가 커지고 있지 않나. 이 문제를 놓고 한번에 코리아 컨센서스같은 걸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을 바탕해서 정치적 변화들이 생겨나갈 수 있다.
권 - 정책과 관련된 사회적 합의를 중심으로해서 그걸 가지고 기존 정치 질서를 뚫고 나가자는 말씀이신 거죠. 그러면 본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정 의원님은 의정활동하시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정책, 아쉬웠던 정책은.
정 - 가장 보람있었던 것은 어떻든 작년, 재작년부터 소위 대기업이 시장 독식이랄까, 지배력강화가 이뤄졌지 않나. 문제에 대해 소위 공공부문부터 이 문제를 중소기업에 열어주자해서 MRO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MRO가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소모성용품에 대한 구매대행과 관련해서 정부부터가 잘못하고 있다고 제기를 해서 대기업의 시장 독식문제, 일감 몰아주기 문제, 전반적인 사회적인 문제가 됐고 삼성같은 경우 MRO문제 철수하기도 하고, 대기업의 시장 독식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성과중에 하나가 아니었는가.
김 - 대단했다.
정 - 중소기업 관련해서 입법할 수 있는 내용들, 중소기업 만나가면서 약속한 부분들 많이 있는데, 어제 사실은 통과 못한 소프트웨어진흥법같은 경우, 말로는 대한민국이 소프트웨어 강국이라고 많이 얘기하지 않나. 실질적으로 보면 그 시장을 공공부문까지 완전히 대기업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 대기업 매출 중에서는 공공부문 시장이 10%밖에 안된다. 대한민국 소프트웨어산업이라는 게 시장 자체가 굉장히 협소하다. 대기업은 해외시장을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 정부도 해외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하는데, 그 공공부문에 대한 소프트웨어 시장을 중소기업에 열어줘서 소프트웨어산업 생태계를 정상화시키자. 아이고, 그런데 어제 결국 법사위에서 정족수를 못채워서 휴회가 되는 바람에 이 문제가 통과되지 못한 것이다.
권 - 그 부분은 이제 자동 폐기되는 것인가.
정 - 지금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한다.
권 - 자동 폐기되겠네요.
정 - 너무너무 아쉽고, 어제 관련 업계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해서 기사가 나간 상황이었다. 참 어이가 없고, 그것 외에도 몇 가지 법안을 마지막까지 통과시키려고 하는 법안이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 재선을 해서 빨리 마무리지었으면 좋겠다.
◇"분위기 안좋지만 민주당 오만하다는 여론도 있어"
권 - 그럼 재선 이야기로 가보자. 두 분 다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고 계신다. 새누리당 공천 분위기를 보면 두 분이 지금 속한 지역구에는 새누리당이 공천하지 않을 걸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어떠신가. 지역구를 탄탄하게 다져놓으셨다는 방증이기도 한데 지역구 분위기는.
김 - 걱정하는 분위기가 더 크다. 주민들이 쉽게 이렇게 표현을 한다. 당 타고 안 나오면 힘들지 않느냐 그런 걱정들이 많으시고. 의정평가도 잘 받고 늘 열심히 일한 건 아는데 당 타고 안 나와서 잘 되겠냐 걱정들을 많이 하신다. 저희가 나올 때도 살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니다. 진짜 당의 혁신이 꽉 막혔다는 생각이 들어서 물꼬를 트기 위해 저희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기 때문에 머릿속에 어떤 계산이 있을 수 없다. 이왕 무소속이 된 김에 저랑 정태근의원은 소명의식을 갖고 국회와 정치를 바로세우기 위해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점을 늘 내심 고민하고 있는데. 지금 당이 앞으로 그 지역에 후보를 낼지 안 낼지에 대해서는 저희가 언급할 일은 아니다. 어떤 경우라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을 직시하면서, 그렇다고 저희 소신이나 원칙을 팔 수는 없는 것이니까. 국민의 소속, 동네가면 "관악구민 소속입니다" 하면서 다니는데, 정치변화를 위해 조금더 정치의병으로서의 소금 역할을 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권 - 성북은 분위기 어떤가.
정 - 일단은 저를 국회의원로 당선시키기 위해 애를 썼던 한나라당, 새누리당 당원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 거의 16년만에 한나라당으로 당선된 것이거든요. 그런 입장에서 보면 조금 원망스러운 점은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아쉬워하시기도 하고, 질타를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굉장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반대로 어떻든 우리 정치 변화를 위해서 어려운 결단을 했고, 그동안 할 말하고, 쓴소리한 것에 대해 주민들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 그래서 지금 저의 진정한 마음들, 우리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제가 정말 열심히하겠다는 뜻, 이런 부분들을 성북구민 유권자 여러분들께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고, 그게 잘 전달되면 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잘 전달이 안되면 제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려운 것이고. 김성식 의원님도 말씀하셨지만 당에서 공천을 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당에서도 여러가지 고려를 하실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저희가 탈당을 하면서까지도 그렇게나 간절하게 정치의 변화를 원했다는 것, 그것을 위해 앞으로도 실천할 것이라는 것, 그 마음을 잃지 말고, 그 마음을 통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에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권 - 새누리당에서 공천하지 않는 문제는 사실 양면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수도권 판세는 새누리당에 불리하지 않나. 새누리당 간판이 짐이 될 수도 있는 상황. 거기서 두 분은 자유로워진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한나라당에서 후보를 내면 더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새누리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으면 사실상 새누리당 후보이면서도 어쩌면 유권자한테는 새누리당과 무관한, 그렇게 인식이 될 수 있지 않느냐. 이게 너무 꼼수같은 분석인가요.
정 - 선거가 가까워질 수록 이전 분위기는 거의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 분위기에서 새누리당이 어려울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그렇게 보는 것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민주통합당에서 재판에 계류된 것과 관계없이 공천을 한다든지, 한미FTA를 폐기한다든지, 최근에 경선 문제를 가지고 부정선거가 발각되면서 투신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국민들이 보기에 민주통합당이 벌써 오만해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어서 뭔가 좁혀지는 분위기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저희들의 경우에는 이런 측면에서 좋고, 저런 측면에서 좋고 하는 것을 따지기에는 선거를 치러나가는 과정들은 어려운 과정이다.
권 -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것은 우리 같은 외부에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김 - 계산서를 뽑을 수가 없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늘 벼랑에 서있다는 생각으로 지금 임하고 있다. 저는 믿는 구석이 하나 있다. 우리 국민들께서 누가 18대에 들어와서 소신껏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몸부림쳤나 일을 하려고 했느냐를 관찰하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 것이지. 지금 정당의 기존 껍질, 기득권 저희가 탈당하면서 이미 내려놓은 것이다. 당에서 어떻게 결정할지는 정보도 없거니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고. 저희는 더욱더 정치적 변화에 얼마나 헌신할 것인가에 대해 호소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없다.
◇"무소속으로 소금 역할 하겠다"
권 - 무소속으로 출마하셨단 말이죠. 만약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서는 공천하지 않았고. 무소속으로 당선되신 분들을 보면 나중에 결국은 정당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입당을 한다. 무소속으로 못견디는 풍토가 있는 것 같다. 그 분들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구조의 문제일 것이다. 무소속으로 당선되시면 복당문제는.
정 - 그것은 선후의 문제가 바뀐 것이다. 제가 이제 그 당시 한나라당 탈당할 때 진짜 요구했던 것은 한나라당이 한국정치에 있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 재창당을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이 되면 좋겠지만 당선이 되서 한나라당이 진짜로 완전히 새로운 변해간다고 하면 같이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별반 아무런 내가 느끼기에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힘이 필요해서 어디에 속하려고 하는 것보다 당초에 한국사회에 있어서 벌어지는 극한의 정치대립구조를 바꾸려고 했던 노력 중에 가장 내가 힘들여서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지금 당선되면 어디 들어갈 거냐 말거냐 이런 것이 시기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저에게 와닿는 질문이 아니고, 우리 정치라는 게 총선의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아마 국민들이 뭘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긴 하지만, 사실은 적절한 대답을 하기에는 지금 별로 시기적으로도 안 맞고 제 고민은 당초에 제가 한국정치를 바꾸고자 했던 이 원칙과 방향, 이 문제에 대해 그걸 중심에 놓고 생각하겠다.
김 - 결론적으로 당선되더라도 상당기간 무소속 의원으로 역할을 할 텐데 핵심은 무소속이 아니라 열명 정도 의원이 정책적으로 연대를 하면 입법발의권이 있다. 10명정도면 입법을 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 있을 때는 민본21과 같은 쇄신파 모임이 저나 정태근의원이 좋은 입법활동을 하는데 큰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배웠다. 저희가 살아남은 가운데 또 여야간, 일부 무소속의원들 포함해 적어도 10명 이상의 힘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을 가지고 적어도 정책적인 측면이 관한 한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그 역할을 하게 될 거고, 정당에 큰 변화의 계기가 생긴다면 그건 그때가서 지역주민들과 상의를 해서 결정하면 될 일이다.
권 -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를 개인적인 성취를 위한 수단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목적을 둔 사람도 있고. 각자의 소망은 다양할 것이다. 정치를 바라보는 생각, 시각도 다양할 것이고. 두분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정 - 논어에 보면 정치는 '정야정'이다. 정치는 바르게 해야 한다. 바르게 한다는 것이 이렇게 간단히 얘기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로울 수 있는게 바른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우리 사람사는 공동체가,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권력을 위임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사회를 위해 이 권력을 바르게 쓰는 것이 정치이고, 바르게 쓰기 위해 고민도 하고, 협상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런 건데. 그래서 정치라는 것은 우리 사회를 위한 바름을, 올바른 것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 정치다.
김 - 정치란 다른 사람 일에 간섭하는 것이다. 그 다른 사람이란 분들이 오히려 주인인게 정치의 특성이다. 저는 그런 측면에서 정치가 도덕성도 잘 갖추고 모범적으로 해나가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 정치에서 하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 지점이 뭐냐라고 물어보면 문제해결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4000만이 싸우는 일을 국회의원들이, 정당들이 대신 논쟁을 벌이고, 문제의 가닥을 잡아서 오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우리 정치는 지금 문제를 추려내는 능력까지는 왔는데 문제 해결능력이 취약해서 국익의 측면에서나 민생의 측면에서나 어려움이 쌓여가고 있고, 기성정치에 대한 폭발적인 분노가 쌓여가고 있다. 어떤 분들은 돈봉투 사건 터졌다 어쩠다 하면서 정치의 부패에 대해 많이 화를 내신다. 제가 감히 얘기를 하건데 과거 정치를 보면 우리 정치가 많이 깨끗해져오고 있다.
권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김 - 오죽하면 국회의장이 300만원 한 것 가지고 문제가 될 정도니까.
권 - 돈의 규모 자체가, 단위가 달라졌죠.
김 - 이런 점을 두둔하기보다 부패의 문제가 정치의 핵심적인 문제라기보다 문제해결능력없이 전부 자기의 독단으로 정치를 하려는데 잘못된 것이다. 제가 아까 정치가 다른 사람 일에 관계하는 것인데, 그 다른 사람이란 분들이 다 주인이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 주권자는 옛날 주권자와 다르다. 전부 검색해서 게으른 정치인과 행정관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어서 자기 입과 자기 귀와 자기 눈으로 말을 하고 듣는 분들이다. 우리 정치가 정말 자기 주장만 계속해서 말도 안되게 우기고 주장, 강변할 것이 아니라 독선과 위선을 없애고 문제해결능력, 타협과 조화의 능력을 길러가는, 오히려 정치가 사회적 합의를 앞서서 이끌고가야지, 거꾸로 사회적 합의에 방해물이 되는 것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권 - 그런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탈당을 하셨고, 무소속으로 드러눕기도 하시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신다고 했으니까
김 - 낡은 정치구조를 깨는 일이 힘들다. 거대한 바위를 깰 때 그냥 깨는 게 아니다. 뾰족한 쐐기 하나를 꼽고 망치로 쐐기를 세게 때리면 낡은 구조가 깨어지지 않나. 저나 정태근 의원 개인으로서는 낡은 구조를 깰만한 능력과 힘이 없다. 저희는 쐐기 역할을 해보겠다. 여기에 정치의 변화를 바라고, 국정이 합리적으로 조정되고 타협되서 좋은 방향으로 가길 바라는 국민의 힘이 모아질 수 있다면 저희는 작은 쐐기에 불과하지만 큰 정치적 변화를 할 수 있는 작은 소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정치를 하는 존재 이유다.
권 - 말씀 고맙다. 사실 준비해놓은 질문들 빠진게 많다. 이야기 흐름에 따라 그때 그때 질문을 이어오다보니까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이 남았다. 정치개혁문제도 그렇고, 정책문제도 그렇고, 이 부분은 총선 끝난 뒤에 두 분 다 당선되시면 두 분 같이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시간내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