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A씨가 서울에서 운영하는 수퍼마켓의 연매출은 약 2억2000만원. 이는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 범위(연매출 2억원 미만)에 해당하지 않는 매출 수준으로, A씨는 카드매출에 대해 평균 2%초반의 가맹점수수료율을 내야한다. 하지만 소매업은 다른 업종에비해 마진율이 6~10%로 낮기때문에 실질적인 소득은 영세가맹점 수준이라는 게 A씨의 입장이다.
현재 일부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에 대한 단순한 범위 기준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업종에 상관없이 연매출로만 범위를 정하다보니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매출대비 소득이 낮은 가맹점의 경우 사실상 영세가맹점에 속하지만 연매출 기준 방식에 따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연매출 2억원 미만 중소가맹점에는 1.6~1.8% 수준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지난 2월 기준 전체 200만곳이 넘는 가맹점 중 71.5%(159만1000곳)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나머지 50만곳 가량의 가맹점들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보다 평균 1.5%의 수수료를 더 지불해야 한다.
이들 가맹점에 대한 가맹점수수료율은 카드사가 해당 가맹점의 관리비용, 매출규모, 기여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다.
그러나 현재 업종별로 구분된 일반가맹점 수수료율과는 달리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우대수수료율 기준은 '매출범위' 한 가지다.
업종에 상관없이 가맹점의 연매출이 2억원 미만이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매출은 2억원이 넘지만 업종상 부품비용 등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업종은 우대수수료율을 받지 못하고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최승재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돈가스 파는 곳과 스테이크 파는 곳의 마진율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며 "똑같이 매출이 2억원이어도 마진율이 10%가 될 수도 있고 3%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출로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실제로 부가가치세가 높은 유흥업종에 비해 수퍼마켓의 마진율은 턱없이 낮은데 그 기준을 매출로 동일하게 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박성식 전국자동차전문정비연합회장도 "차량정비업종도 15만~20만원짜리 타이어를 교체하면 남는 돈은 1만원에 불과하다"며 "매출보다 오히려 소득에 따라 구분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 지는 지난 2007년부터다. 당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가맹점은 연매출 4800만원미만이었으며, 이후 9600만원, 1억2000만원, 최근 2억원 미만으로 까지 확대했다.
이렇게 범위가 확대된 것은 이처럼 사각지대에 있는 가맹점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맹점이 들고 일어설 때마다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가맹점 수수료율 논쟁을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7년 적용된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은 당시 수수료율 체계가 바뀔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용하려고 했던 대책이었다"며 "수수료율 혜택을 주는 가맹점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는 수수료율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