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주상복합아파트가 '대중성'과 '실용성'을 앞세워 변화하고 있다.
고층 주상복합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서울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차별화된 주거공간'과 '부(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신도시와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지역 특성에 맞춘 다양한 규모와 평면을 갖춘 주상복합이 생겨났다.
특히 시장 상황에 따라 실속형 주상복합으로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연구원은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높은 분양가와 환기, 통풍 등 기초적인 주거문제가 해결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초고층 고급아파트부터 소형아파트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초고층주상복합의 첫 선..'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주상복합아파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강남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다.
최고 66층(262.8m)의 높이로 기존 아파트를 규모면에서 압도하고 최고급 마감재와 경비시스템 등 첨단 설비와 고급 주거공간을 내세워 상위층 수요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타워팰리스의 경우 분양 당시에는 IMF의 여파로 분양실적이 저조했고 미분양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고급화와 차별화 컨셉을 내세워 강남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인정받기에 이르렀고 국내경기 회복과 맞물려 가격도 크게 올랐다.
타워팰리스의 뒤를 이어 2003년 목동에 하이페이온이 완공됐다. 아파트 4개 동과 오피스텔 2개 동으로 구성됐고 내진설계와 첨단 중앙통제시스템은 물론 모닝콜과 민원대행 등 호텔식 관리로 타워팰리스와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격과 낮은 전용률, 과도한 관리비부담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 주상복합 개발바람..신도시까지 확산, 소형규모도 증가
주상복합아파트가 주목 받으면서 분당신도시에도 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선다.
포스코건설이 SK건설과 함께 지상 35층 규모의 '파크뷰'를 선보였다.
단지내에서 주거와 여가, 편의시설 이용 등 모든 것이 한 번에 해결되는 '원스톱 리빙 시스템'을 내세워 기존에 비해 편의성과 실용성, 커뮤니티를 강조했다.
파크뷰 이후 분당에는 성원상떼빌, 동양파라곤 등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섰고, 평촌과 일산 등 1기 신도시 주요지역에서도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반면 서울 도심에는 중소형 중심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 주상복합아파트의 단점 중 하나였던 낮은 전용률을 상당 수준 끌어올리고 관리비를 대폭 줄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신 단지내의 고급설비는 줄이고 편의시설과 상업부분, 오피스를 병합시키는 트렌드를 접목시켰다.
◇ 진화 거듭하는 주상복합아파트.."실속과 대중성을 갖다"
최근 분양되는 주상복합은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실용성과 대중성을 앞세워 수요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의 형태는 유지하되 중소형 비중을 높이고 실속형 아파트를 공급하는가 하면 환기, 전용률 등의 문제들을 보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부건설(005960)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기존 획일적인 주상복합아파트를 탈피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먼저 외관의 변화가 눈에 띈다. 나뭇잎이 거대한 건물을 감싸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과 잎새모양의 조각들이 지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모티브로 설계해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또 열십자(十)형으로 설계돼 전 세대가 3면 개방형으로 꾸며져 인근 용산민족공원과 용산링크의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거실과 안방에는 일반아파트에 적용되는 '슬라이딩 이중창'을 설치해 기존 주상복합의 최대 단점인 통풍, 환기문제를 개선했다.
특히 창에 철구조물의 바(bar)가 없는 '통창'을 채택했으며, 국내 최초로 '돌출 슬래브'를 적용해 통창의 시각적 불안정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커뮤니티 시설도 크게 확충했다. 지상 2층에 3개의 주거동을 120m 브릿지형으로 연결한 '스트리트형 커뮤니티'로 인해 입주민들은 외부 이동 없이 커뮤니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2월 분양한 '송도 아트윈푸르지오'단지는 전용면적 85㎡이하의 중소형을 절반 이상 구성해 주상복합아파트는 대형 위주라는 인식을 깼다.
일반 서민에게까지 주상복합아파트 거주기회를 제공하면서 대중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콘크리트 외벽에 창호가 조합된 방식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환기의 기능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서 연구원은 "최근 공급되는 단지들은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발 맞춰 소형비율을 높이는가 하면 높은 전용률과 저렴한 관리비, 저렴한 분양가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어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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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