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지난달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은 전달보다 모두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기외화 차입에 비해 중장기 외화차입은 여전히 큰 폭의 순차입을 유지했다.
유럽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은행들의 단기차입 차환율은 65.1%로 1월(90.3%)보다 25.2%포인트 하락했다. 중장기차입 차환율도 1월(382.2%)보다 114.6%포인트 떨어진 267.6%를 기록했다.
중장기차입 차환율은 1월과 비교해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11월 179.0%, 12월 174.4%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차환율이란 새롭게 차입한 외화자산을 만기가 도래한 외화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00%가 넘으면 신규 차입액이 만기도래액보다 많다는 의미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외여건이 악화되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중장기 차입을 계속 확대하면서 먼저 확보한 중장기 외화자금으로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 자금을 상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환율 개선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달 21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해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패키지에 합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2월에도 5295억유로를 추가로 공급하는 등 장기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면서 외화차입 여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월말 현재 한국 국채(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36bp
(1bp=0.01%포인트)로 1월말 대비 14bp 떨어졌다.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전달보다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단기차입 가산금리는 전월대비 23.9bp 내린 8.8bp로 201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중장기차입 가산금리도 1년물 125bp, 5년물 246bp로 각각 5bp, 21bp하락했다.
외환건전성 비율은 모두 양호했다.
3개월 이내 외화유동성자산을 같은 기간의 외화유동성부채로 나눈 외화유동성비율은 107.9%로 지난 2010년 7월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금융당국의 지도비율인 85%를 훌쩍 넘어섰다.
7일갭 비율과 1개월갭 비율도 각각 지도비율을 크게 넘긴 1.7%(지도비율 -3%), 1.9%(-10%)로 집계됐다. 갭비율이란 총외화자산에서 만기 7일 또는 1개월 이내의 외화유동성자산을 같은 외화유동성부채로 뺀 값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은 양호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점을 감안해 미리 확보한 외화 여유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유지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