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국내 신용평가사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선진화 방안이 마련된다.
국내 신평사들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와 같은 외국 신용평가사와 달리 정부에 의해 설립되거나 대기업 계열회사이기 때문에 그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신평사의 독립성 부족과 투명성, 책임확보장치의 미흡 등 구조적 요인으로 투자자 피해가 증가하고 자본시장 인프라로서 신용평가 기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등급체계를 개선하고, 평가기초 자료 내실화와 신평사의 평가 역량 제고 등을 통한 평가품질을 제고할 방침이다.
아울러 등급쇼핑 등 관행 개선을 도모하고, 발생사와 신평사간 이행상충 완화 노력을 통해 신평사에 대한 발행사 영향력을 축소할 계획이다. 특히 등급산정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강화해 시장 규율(market discipline)이 작동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을 들고 나온 것은 외환위기 이후 무보증회사채 시장의 발전과 더불어 신용평가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질적 발전이 미흡하다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이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신평사 선진화 방안은 신용평가의 '품질제고'와 '독립성', '투명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동안 대기업 계열회사의 신용평가는 모회사 등 외부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부여해왔다. 이 때문에 외부지원을 고려한 신용등급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모회사의 지원중단으로 워크아웃이 발생하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어왔다. 최근 LIG건설과 진흥기업 등 일명 '꼬리자르기'가 대표적이다.
이를 개선키 위해 금융당국은 기업 자체의 펀더멘탈을 독립적으로 평가한 신용평가등급(Stand-alone rating)과 외부 지원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종 등급을 분리해 발표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발행사가 서면계약 전 구두의뢰를 통해 신용평가사로부터 예상등급을 확인할 수 있어 높은 등급을 제시한 평가사를 선택하는 '등급 쇼핑'을 막기 위해, '사전 예상 등급 고지'를 금지시킨다.
또 개별기업의 신용등급 산정과 관련 신평사의 투입 자원과 수수료 수입 등 발행사와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규정 개정과 함께 모범 규준을 오는 2분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다.